[촌부의 단상]
또 한동안 풀과 함께 해야할 듯...
2026년 6월 16일 화요일
음력 丙午年 오월 초이튿날
이른 아침 기온은 11도,
촉촉히 내린 이슬에 환한 햇살이 내려앉는다.
오늘은 또 한낮에 얼마나 더울까?
그렇긴 하지만 아침 공기가 맑고 신선하다.
푸르름으로 가득한 산골집 주변 경관과 함께
초록초록이다. 이제 여름이 자리한 산골이다.
풀, 풀, 풀
잡초, 잡초, 잡초
요즘 촌부의 일상은 풀, 잡초와의 씨름이다.
싸움이니 전쟁이니 라는 표현을 하고싶지는
않다. 절대 이길 수 없는 것인데 무슨 싸움이
되겠는가? 요즘 하도 지구촌은 전쟁 때문에
몸살이 심해 전쟁이란 말을 쓰는 것이 달갑지
않아 단어 자체를 쓰는 것이 겁난다.
농사의 반 이상은 풀을 정리하는 것 아닐까?
세 군데 밭고랑 잡초정리가 끝나는가 싶은데
그새 또 자라나 촌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바퀴 다 돌며 엄청 뽑아내고 캐냈지만 다시
원이치로 변해간다. 어쩌겠는가? 절대 우리네
사람들은 잡초에게 이길 수가 없는 것임을 잘
알기에 또 호미를 드는 것 외 뭐가 필요할까?
우선 작은밭 밭고랑부터 잡초잡이를 나섰다.
간단히 해치우고 두 번째 거름을 넣어주었다.
이럴때는 비가 내리든가 소나기라도 한바탕
쏟아져 주면 좋으련만 비소식은 없다
올해 남는 밭고랑이 있어 땅콩을 조금 심었다.
언젠가 한번 심었는데 완전 실패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래서 유튜브 농사고수들 농법을
컨닝했더니 실패를 한 원인을 알게 돼 웃었다.
멀칭비닐을 한 이랑에 재배하는 땅콩은 꽃이
필 무렵 멀칭비닐을 찢어 넓게 벌려주어야만
한다고 했다. 개뿔도 모르면서 땅콩 기른다고
나선 것이 참 부끄러웠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 여기며 멀칭비닐을 적당히
찢어 벌려놓았다. 지금 노란꽃이 피기시작했다.
땅콩 꽃은 작고 노란색이며, 수정 후에 자방병
(씨방자루)이 땅속으로 들어가 열매를 만드는
‘지중결실’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농사가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공부를 하자!
오늘은 일기가 늦었다.
방석의자를 엉덩이에 차고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잡초를 캐고 뽑고 있는데 운동하던 아내가
"시간이 몇 시인데 일기를 안쓰고 뭐하시나?"
"일기? 써야지! 일기보다 일이 우선이잖아?"
"당신 일기 기다리는 분들 있잖아? 그만하고
들어가 일기부터 쓰고 나오셔!"
"하던 일 마저 하고 들어가서 쓸게!"
그렇게 말하고 밭고랑 잡초정리에 몰두하느라
늦었다. 요즘은 낮에는 더워서 밭일이 힘들다.
그래서 시원한 아침과 저녁에 주로 밭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