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내가 짓는 농사에 흐뭇한 미소를...
2026년 6월 18일 목요일
음력 丙午年 오월 초나흗날
하절기 촌부의 아침은 참 분주하다.
저절로 잠에서 깨는 시각은 5시 언저리,
6시에 일어나는 아내가 깰까봐 조심조심,
사부작사부작 작업복을 챙겨입고 나선다.
산골의 아침은 참 상쾌하다.
신선한 공기, 밤새 내린 이슬이 촉촉하다.
두 팔 쭉 펴고들어 허리를 몇 바퀴 돌린다.
하루의 시작이다.
현관입구 온도계를 살펴본다.
여느날보다 높은 15도에 머문 수은주,
오늘은 또 얼마나 더우려나?
어제 한낮은 무려 29도까지 치솟아 더웠다.
오후부터 오늘 새벽까지 비소식이 있었다.
그런데 또 기상청의 예보는 빗나가 버렸다.
이런 말을 하고싶지는 않지만 '젠장'이다.
어제 저녁무렵,
비소식이 있어 밭에 물을 주지는 않았지만
산수국, 꽃창포 씨앗을 넣어놓은 모종판에는
물을 듬뿍 줬다. 5월 27일 모종 길러본다며
식물원에서 얻어온 모종판에 상토를 채우고
씨앗 넣어둔지 20여일만에 새싹이 돋았다.
물주기를 게을리하면 안되는 모종 만들기,
아침과 저녁 정성을 다해 열심히 물을 준다.
옆에 있는 노각, 오이가 몹시 부러운 듯했다.
"그래, 너희들도 물을 좋아하니 듬뿍 주마!"
하고 물조리로 흠뻑 젖을 만큼 주고났는데,
저만치 방울토마토가 "우리도 물 좋아해요."
라고 하는 것 같아 망설이다가 한가득 물을
퍼다가 흠뻑 적셔주었다. 기상청 날씨예보가
오락가락이라서 힘든 것은 촌부 뿐만아니라
목말라하는 농작물이 더욱 더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럭무럭 잘 자라주는
농작물들이 고맙다. 초봄 가장 먼저 씨앗을
넣은 옥수수는 물주기를 하지않고 밭고랑의
잡초만 잡아주었고 웃거름만 한번 주었는데
아주 튼실하게 잘 자란다. 큰밭은 여건이 좀
안좋아 물주기를 못한다. 여기는 대파, 들깨,
완두콩, 맷돌호박도 심었다. 현재까지는 모두
튼실하게 쑥쑥 잘 자란다. 요즘 밭에 나가면
늘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작은밭 두 군데는 여러 종류를 골고루 심었다.
노각과 오이, 가지, 상추, 브로콜리, 양배추는
장작집 부근에 심었고 방울토마토, 아플 참외,
흰색 가지, 고구마, 애호박은 수영장 뒷밭에다
심었다. 이 녀석들은 수시로 물주기를 했더니
현재까지는 별다른 탈없이 무럭무럭 자란다.
특히 상추는 아주 잘 자라 수시로 뜯어먹는다.
참, 열무와 얼가리 배추도 있구나! 씨앗 파종을
했는데 새싹이 돋아났다. 머잖아 본잎이 몇 장
나오면 솎아 새싹 채소로 먹게 되고 나머지는
잘 길러서 김치, 나물로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어젯밤 아내가 "드디어 다 맞췄다! 만세~!!!"
라고 했다. 얼마전 미국에서 다녀간 처제 친구
선영氏가 선물로 주고간 퍼즐 맞추기를 하던
아내가 소리 지른 것이다. 500개 퍼즐 조각을
원본 사진을 보면서 끼워 맞추는 것인데 엄청
어려워 보였다. 식탁 위에 펼쳐놓고 틈만 나면
아내는 돋보기를 끼고 앉아 퍼즐을 맞추었다.
워낙 자그마한 조각이라서 확대경 돋보기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집념이 참 대단한 아내라고
할까? 치매예방에도 꽤 좋다고 하여 더 열심히
퍼즐 맞추기를 열심히 한 것 아닌가 싶긴 하다.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하이파이브를 해줬다.
고향 보물섬 남해에서 마늘이 왔다.
농사를 짓는 이종사촌 아우가 해마다 보내온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는 고향 남해産 마늘을
먹는다. 해풍을 맞고 자란 남해 마늘은 품질이
우수하다. 뿐만아니라 미니 밤호박도 너무 맛이
좋아 소개도 많이 하여 먹어본 분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아마 이번주에 미니 밤호박도 도착을
할 것 같다. 또한 겨울엔 달콤한 남해 시금치도
빼놓을 수 없는 보물섬 남해 농산물이다. 우리는
먼 강원도 산골에 살지만 마늘, 밤호박, 시금치,
온갖 생선과 해초류는 고향 보물섬 남해産으로
식탁에 올려 고향 맛을 보면서 산골살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