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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소품들

작성자김정아|작성시간26.06.18|조회수23 목록 댓글 0

2026년 5월 9일

내 삶의 소품들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놓은 추억이 참으로 많다. 피식 웃음도 나오고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살그머니 감사한 마음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내 삶에 함께해준 것이 새삼 감사해서 마음이 촉촉해진다.

 

한참 휴대폰을 조몰락거리면서 있었더니 눈이 피곤하다. 다 좋은 것만 있으면 공평하지 못하다. 글을 쓴다고 자판기를 두드리고 있다 보면 한두 시간 지나가는 것은 다반사다. 몰입하면서 글을 쓰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부정맥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멍해진다.

 

30대부터 50대까지는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서 글을 썼다. 그래도 체력이 받쳐주었는데 이제는 무리하면 금방 반응이 온다. 어깨가 아프거나 손목이 시큰하다. 손가락이 아파서 엄지손가락 하나가 고장이 나서 아끼는 중인데 속이 상한다.

 

이제는 새벽까지 앉아 있지 않는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서 아끼면서 하루를 살아낸다. 그래도 잘 견뎌내 준 몸과 마음에 감사하다. 나를 위해서 매일 산책하러 나간다. 음식도 절제해서 잘 먹고 체중도 관리한다.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고 산책하는 것이 나의 일상이다. 요즘에는 주말에 시골에 가는 것이 너무도 행복하다. 일이 생겨서 가지 못 가는 주말에는 마음이 시골집에 가 있다. 텃밭에 뿌린 씨앗은 얼마나 자랐을까? 고추는 뿌리를 잘 내렸을까? 상추는 소복하게 자라서 솎아줘야 하는데, 하면서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시골집은 어머니가 살고 계실 때는 시댁이었다. 지금처럼 마음이 마냥 편안한 곳은 아니었다. 명절이나 생신 때 한 번씩 가면 낯설고 어렵고 마음이 쓰였다. 하루이틀 지나면 집에 오고 싶었다.

 

지금도 남편과 둘이 주말을 시골에서 보내면 마냥 편안하다. 그렇지만, 가끔 요양원에 계시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시골에 가는 날에는 형제들이 다모여서 보내는데 정신이 쏙 빠진다. 대식구의 세 끼 밥상을 챙기는 일이 장난이 아니다. 형제들이 도와주는 데도 며느리 자리가 생각보다 무겁다. 그래도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어쩌다 치루는 집안 행사니까 즐기면서 한다, 형제들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가는 일이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촌집을 사서 시골살이하는 것 하고는 감성이 다르다. 비록 허름하고 늙은 집이지만, 시댁 형제들이 나서 자란 곳이다. 나에게는 추억이 없지만, 시댁 형제들에게 오래된 시간이 살고 있는 소중한 집이다. 시골에 오면 뒷산에서 고사리를 꺾고 버섯을 따고 취나물 머위나물과 쑥을 뜯는다. 동기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따스한 기운이 나에게 오롯이 전해진다.

 

아이들에게는 할머니 집이고 남편에게는 엄마 집이다. 딸들에게는 친정이고 나에게는 시댁이자 두 번째 집이다. 늙은 시골집이라 모든 것이 불편하지만, 할머니 냄새나는 이불을 덮고 자는 것도 좋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댓돌이 있어 정겹다. 넓은 마당이 있어서 밤에는 장작불을 켜놓고 캠프파이어도 마당에 텐트치고 야영을 할 수 있으니 좋은 것이 더 많다.

 

시골을 오가며 두 집 살림을 하는 지금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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