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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칼 사건

작성자김정아|작성시간26.06.18|조회수18 목록 댓글 0

 

 

2026년 6월 11일

감자칼 사건

 

손바닥이 까슬까슬하다. 습진도 아니고 피부가 자잘하게 벗겨지면서 만지면 까칠하다. 습진도 아니고 괜히 신경이 쓰였다. 늘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나 물일을 하지만, 수시로 손을 씻는 습관 때문에 핸드크림을 바르지만 여름이라 쉽지가 않다.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여도 손바닥이라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 손을 다치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매사에 조심하고 차분하게 행동하자고 새삼 다짐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며칠 전에 틱톡에서 감자를 저렴한 가격에 샀다. 감자 농사를 짓지 않기에 감자는 사서 먹는다. 마침, 저렴하게 파는 곳이 있어서 20킬로를 샀다. 감자를 좋아해서 삶아 먹거나 채로 썰어서 볶아 먹는다.

 

삶은 감자를 으깨서 마요네즈로 버무린 것을 식빵에 발라서 먹으면 어릴 적 생각이 나서 절로 행복해진다. 어려서 엄마가 식빵에 감자 으깬 것에 마요네즈로 버무려서 식빵에 발라주셨다. 설탕을 첨가해서 주는 날도 있고 버터를 먼저 마르고 감자를 발라서 주셨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먹은 기억이 난다. 그 모습을 바라보시던 엄마는 얼마나 행복하셨을지, 이제 가슴 깊이 전해져온다.

 

감자를 삶아서 먹겠다고 10개를 감자칼로 깎았다. 오래된 칼이라서 자꾸만 미끄러지고 쉽게 껍질이 벗겨지지 않았다. 언제 다이소 가면 새것으로 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감자를 어렵게 깎았다. 감자칼이 나오기 전, 엄마는 숟가락으로 감자 껍질을 벗겼다. 큰 솥에 가득 감자를 넣고 삶아놓으면 포슬포슬하게 분이 나왔다. 설탕을 뿌려서 먹는 동생도 있었고 아버지는 소금을 찍어서 잡수셨다. 삼성당과 소금을 넣고 찐 감자는 달콤하면서 포슬포슬했다. 그릇에 서너 개씩 담아주면 으깨서 먹는 동생도 있고 통째로 설탕을 찍어서 먹는 동생도 있었다. 오늘도 엄마 생각에 감자를 한 솥 찌었다.

 

된장찌개에 넣을 채소를 준비했다. 한 박스 가득한 감자를 보니 부자가 된 기분이다. 감자 몇 개와 양파 한 개 호박을 손질했다. 어제 다이소에서 사 온 새로운 감자칼을 처음 사용했다, 조금은 복잡한 사용법이 있었지만, 감자 껍질을 벗기는 용도에 맞추어놓고 조심스럽게 작업을 했다. 새 물건이라 손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너무 잘 들어서 약간은 겁이 났다. 오래 사용한 것은 조금은 무뎌도 손에 착착 감기는데 새것은 날카로워서 조심스러웠다.

 

감자 껍질을 깎는데 손바닥이 아팠다. 위에서 아래로 감자 칼을 사용하는데, 손바닥에 칼날이 살갗을 살짝 스치고 지나는 것이었다. 방향을 바꾸어서 아래에서 위로 감자칼을 사용하니 손바닥에 닿지 않았다. 새것이라 칼날이 날카로우니 손바닥에 상처가 난 것이다.

 

며칠 손바닥 살갗이 벗겨지는 것에 대해서 고민이 있었는데 오늘 해결이 되었다. 감자칼이었다. 까칠해진 손바닥을 수시로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병원에 가야 하나, 왜 이런 일이 생겼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어젯밤에는 손에 마데카솔 연고를 바르고 네모난 밴드를 서너 장 붙이고 잤다. 자는 동안이라고 연고를 바르고 물이 닿지 않으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감자칼 사용을 잘못해서 괜히 손바닥이 아프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 성격이 차분한 것 같아도 덜렁거리는 면도 있다. 아무튼 이유를 알았으니, 이제부터는 ‘손바닥 회복’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편리한 것만 생각해서 이런 사달이 났을까? 엄마처럼 숟가락으로 감자를 깎아보았다. 자꾸 미끄러지고 쉽게 벗겨지지 않는다. 예전의 수저와 다른 재질이라서 그런가보다. 그냥 감자칼을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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