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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도 나이를 먹는다

작성자김정아|작성시간26.06.21|조회수9 목록 댓글 0

 

 

 

주방도 나이를 먹어간다.

 

주방도 나이를 먹듯이 그릇이나 냄비 프라이팬 모두가 함께 늙어가고 있다. 낡은 프라이팬을 먼저 버렸다. 여기저기 색깔이 변하고 찌그러진 냄비를 전부 버렸다. 몇 개는 행주 삶을 때나 그냥 막 쓰는 그릇으로 남겨두고.

 

색깔도 곱고 디자인도 세련된 냄비 몇 개가 주방을 환하게 만든다. 식탁도 한결 젊어진 기분이다. 치킨 한 번 덜 시켜 먹으면 살 수 있는 그릇이다. 물론 오래된 것이 손에 익숙해서 편안하다. 함부로 써도 부담이 없고 오래 같이 지내다 보니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쿠팡이라는 편리한 곳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오늘 시키면 다음 날 새벽에 온다, 싱싱한 고등어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고추장 된장도 하루면 온다. 주방용품도 일부러 매장에 나가려면 번거로운데 차분하게 살펴보고 주문하면 속상할 일이 거의 없다. 크림색 고운 냄비 세트가 다시 신혼으로 돌아간 기분을 선물한다.

 

삐거덕거리는 가구들은 달래가면서 살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서 30년 가까이 살았으니, 가구며 세간들이 낡고 나이를 먹었다. 아직은 리모델링할 여유가 없어서 살살 쓸고 닦아가면서 살고 있다.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바꾸면서 살기로 했다.

 

냉장고 세탁기는 새로운 친구들이다. 수저를 새로 사고 행주를 자주 바꾸고 수세미도 예쁜 것으로 갈아준다. 유리 접시에서 도자기기 그릇으로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하루하루를 새롭게 살아간다. 날마다 새로운 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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