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야민의 인식론적 지향점은 문지방 경험의 창출에 있다. 문지방은 서로 다른 두 영역 사이의 이행을 위한 지점으로서 문지방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이행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벤야민의 사상적 모티프들이 종종 양가적 구도로 제시되는 것은 벤야민이 추구한 이와 같은 문지방 경험에 기인한다. 물론 문지방에서 이루어지는 각성과 경험은 불안정하다. 파시즘이 일으킨 역사의 파국에서 느끼는 불안이 커질수록 사상의 양극 사이의 진폭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꿈에서 깨어남으로의 이행 역시 순조롭게 보장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야민은 사유의 문지방에 서서 이행을 위한 긴장과 정신 집약을 끝까지 견지하고자 노력한 사상가임은 부인할 수 없다. -<벤야민과 문지방> 중에서 윤미애 서원대학교 미래창조연구원 연구교수.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브레히트의 동시대 인으로서의 발터 벤야민. 가까움과 멂의 역설적 관계」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 취득. 역서 『발터 벤야민』 『벤야민과 브레히트』 등이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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