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무엇인 줄 아는가?
자신이 상상한 인도가, 자신이 기대한 명상 센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만나 보니 자신의 생각 속 시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럴 때 나는 내가 자유 영혼임을 느낀다.
타인의 예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라면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내가 당신을 만났을 때, 당신이 상상 밖의 인물이면 더 좋겠다.
불행과 행복의 내력이든, 성실과 성취의 경험이든 뜻밖의 이야기를 당신이
가지고 오기를 바란다. 우리는 두려움에 맞서 불가능한 사랑에 빠지고,
준비하지 않았던 일을 경험하기 위해 이 행성을 여행 중이니까.
가슴에 믿음을 품고 별에 닿기 위해. p17~18
삶은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이 기대한 것이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그 다른 인생의 기쁨은 부스러기로 즐기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면 세상이 말을 걸어온다. 인도의 두 신에게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남인도 타밀나두 주에 가면 비슈누 신의 다른 형상인 랑가나트 신을 모신 사원이 있다.
랑가나트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코브라 위에 누워 있는데, 인간이 앞에 오면 눈을 감는다.
그리고 동인도 오리사 주에 가면 비슈누 신의 또 다른 형상인 자간나트 신을 모신
사원이 있다. 자간나트는 눈을 뜨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둥글고 거대하게 뜨고 있다!
랑가나트 신이 인간이 앞에 오면 눈을 감는 것은
‘나는 이 사람에게서 나쁜 면을 보고 싶지 않다.’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자간나트 신이 인간이 앞에 오면 눈을 크게 뜨는 것은
‘나는 이 사람의 아주 사소한 좋은 면이라도 보고 싶다.’라는 의미이다.
랑가나트 신은 나쁜 면을 보지 않기로 의식적으로 감은 눈을 상징한다.
자간나트 신은 인간의 좋은 면에 의식적으로 초점을 맞춘 열린 눈을 상징한다.
만약 내가 이 세상 떠나며 영혼들의 교차로에서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나려고
엇갈리는 한 영혼을 만난다면, 나는 그 영혼에게 말하리라.
“당신이 상상하는 지구 행성이 아닐 거야. 당신이 생각하는 인생이 아닐 거야.
그래서 하루하루가 난해하면서도 설레고 감동적일 거야.
자신의 관념과 기준 속에 갇혀 있지만 않는다면,
당신이 상상한 것보다 더 좋은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뜬다면.” p19~20
-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중에서
류시화 신작 산문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2023년 12월 수오서재.
눈발 지나간 산성에서는
볕이 裸木 같은 역사를 다독여 녹이고
마침 도착해 있는 책 속의 글발로
횡행한 마음을 축조해 본다.
숭숭함이 선문답으로 서성일 때
책, 글은 때로 우문현답으로 다가온다.
- 舞我
인생은 길을 보여 주기 위해 길을 잃게 한다.
돌아가는 길투성이의 인생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과 행복한 일은
동시에 일어난다. 플랜A보다 플랜B가 더 좋을 수도 있다, 가 아니라 더 좋다.
플랜A는 나의 계획이고, 플랜B는 신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p181
- {플랜A는 나의 계획 플랜B는 신의 계획} 중에서
류시화 신작 산문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2023년 12월 수오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