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2026. 5. 7 (목)
2. 참석인원 : 8명
3. 선정도서 :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
4. 작품소개 및 줄거리
- 김애란 작가는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서산에서 자랐으며 한예종 극작과를 졸업하고 2002년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문단에 등장하여 비교적 이른 나이에 주요 문학상을 차례로 받았으며 이후 한국일보 문학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등 굵직한 상을 수상하였다.
- 단편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까지 이어지는 책들을 보면, 가족, 청년, 상실 같은 익숙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늘 새로운 느낌을 주었으며,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은 조로증을 가진 소년과 부모의 이야기를 담아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 2025년 8년의 공백을 지나 7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된 단편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을 발간하였으며 '사회적 공간속을 떠다니는 감정의 입자를 포착하고 그것에 명료하게 표현하는 특유한 능력을 예리하게 발휘한 소설"이란 평가를 받았다.
- 「홈 파티의 인물들은 겉으로는 여유롭고 세련된 삶을 사는 듯 보이나 안을 들여다보면 경쟁과 비교, 계산과 허영이 숨어 있다. 팔십 년 넘은 영국산 빈티지 찻잔 하나를 둘러싼 장면에서도 사람들의 미묘한 욕망과 우월감이 드러난다. 작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감정을 놀라울 만큼 섬세하게 묘사했다.
- 「안녕이라 그랬어」에 등장하는 은미와 헌수는 오랜 간병의 시간을 보냈는데, 한 사람은 어머니를 돌보았고, 또 한 사람은 부모를 차례로 돌보아왔다.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잃어야 할 것이 남아있는 삶.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이기 전에 같은 상실을 경험해 본 사람이다. 가족을 돌보는 일은 사랑이지만 동시에 한 사람의 삶 전체를 흔드는 무거운 현실이기도 하다.
- 「좋은 이웃」은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문제를 다루지만, 집과 돈, 욕망과 불안이 깊게 깔려 있다.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문제 앞에서 사람들은 선의를 말하면서도 자기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그럼에도 주인공 주희는 누구를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 모두가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의 불안 앞에서는 흔들린다. 소설은 흔들림 자체를 정직하게 보여준다.
5. 나눈 이야기
- 일곱 편의 작품에는 영웅이 없다. 세상을 구하는 사람도 없고 극적인 성공을 이루는 사람도 없다. 대신 병든 부모를 돌보고, 이웃과 부딪히고, 집 걱정을 하고, 불안한 미래를 견디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작가는 그런 사람들의 하루를 오래 바라본다. 그래서 소설 속 이야기는 결국 이웃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다. 어쩌면 작품 속 인물들 또한 주변의 누군가이거나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 [홈파티]에서 연극배우 이연은 "살면서 어떤 긴장은 이겨내야 하고, 어떤 연기는 꼭 끝까지 무사히 마친 뒤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건 세상의 인정이나 사랑과 상관없는, 가식이나 예의와도 무관한 말 그대로 실전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위치에서 삶을 살아간다. 비록 삶의 현실이 고단하고 버겁더라도 이를 견디고 무사히 마쳐야 하는 연극과 같은 것이다.
- 독자는 작가의 섬세한 묘사와 인간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통해 현실에 다가가고 공감한다. 작품들 속에서 모국어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는 주인공들은 서툰 대화가 오히려 진정한 마음과 소통을 이루어낸다는 역설이 묘사된다. 마음에 맞는 말을 찾느라 마음과 말을 분리해 생각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작가의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에서도 유사한 역설이 묘사되는데, 몇가지 사실들과 섞여있는 한가지 거짓을 고르는 게임에서 주어진 사실들보다도 한가지 거짓을 만드는 과정에서 오히려 진실을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 김애란의 소설은 사회학자에 비유될 정도의 치밀하고 섬세하게 사회 현실을 묘사한다. 이러한 현실의 묘사는 작가의 섬세한 문장력과 디데일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완성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들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깊은 공감을 느끼며 위로를 받기도 한다.
- 그러나 한편에서는 한국 소설들이 개인의 편화된 일상, 취향,미시적 관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데 김애란의 소설도 이러한 지적을 피해가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다. 특히 김애란의 소설은 사회의 많은 관심과 함께 2025년 최고의 소설이란 평가도 받고 있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좋은 소설이라는 평가를 넘어 한국문학의 역사적 위상이라는 관점으로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최근 한국소설은 시장논리에 문단이 휘둘리면서 특정 장르나 소재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되었고 사회적 모순, 역사적 책무, 혹은 인간 존재에 대한 묵직한 탐구는 보이지 않고 문장과 구성은 매끄럽지만 사회를 관통하는 치열한 서사와 작가의 뚜렷한 철학과 세계관이 보이지 않는다는 쓴소리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