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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할머니의 선물

작성자달무리|작성시간19.11.18|조회수21 목록 댓글 1

할머니의 선물 
    
허기진 낮달이 
갯벌 위에 폐선처럼 떠있고 
혼절의 가난은
거미줄 앞에 하루살이 같은 
흔적 없는 바람만 들고날 뿐입니다
    
“여보 어떡해..” 
오늘 수술 못하면 수미가 죽는데..” 
“...........” 
    
“어떻게 든 해봐..”      

눈 한번 감았다 떠니 빈하늘만 남은 
아내의 통곡 어린 비수가
남편의 가슴을 뚫고 지나갑니다 
지나는 바람 한 점 
주머니에 담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며 병실 문을 나선 
남자가 갈 수 있는데라고 
포장마차 
그저 아픔의 시간 안에서 
혼자 외로이 견뎌내는

슬픈 원망 앞에는 
소주 한 병과 깍두기 한 접시가
놓여 있었습니다 
    
빛 한톨 머물 수 없는 마음으로 
술을 마신 남자가 
어둠이 누운 거리를 헤매 돌다 
담배 한 갑을 살려고 멈춰 선 곳은 
불 꺼진 가게 앞 
불이 꺼진 가게지만

술김에 문손잡이를 당겼더니 
문이 열리고 맙니다 
    
두리번거리던 남자의 눈에 
달빛에 비친 
금고가 눈에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여보 어떻게든 해봐.. "

아내의 부서진 말이
그 순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금고문을 열고 
정신없이 주머니에 닥치는 대로 
주어 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자신을 바라보는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는 순간 
백발의 할머니 
한분이 서 계신 것이었습니다 
    
밥그릇이 배고픔에 뒤집어지듯 
남자는 주머니에 담았던 돈을
금고에 다시 옮겨놓고 있을 때 
말없이 다가선 할머니의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잔돈푼을 가져다 어디 쓸려고.... 
무슨 딱한 사정이 있어 보이는데 
그 이유나 한번 들어봄세.. “ 
    
할머니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오열하는 남자에게 
    
“ 말 안 해도 알겠네 
오죽 힘들었으면... 힘내게! 
살다 보면 뜻하지 않는 일들이
생기는 게 인생 아니겠나 “ 
    
할머니는 
남자의 손에  준비한 듯 
무언가를 손에 쥐어줍니다 

“부족하겠지만 
우선 이걸루 급한 불은 꺼질 걸세"      
    
가게문을 나서 
저만치 걸어가는 남자가 
어둠 속에 서있는 할머니를 
자꾸만 
뒤돌아 보면서 울먹이고 있을 때 
         
“열심히 살아 “ 
그러면 또 좋은 날 올 거야.. “ 
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똑같은 가을이 
세 번 바뀌어 가던 어느 날 
할머니 집 
가게문을 열고 한 남자가 들어섭니다

“ 어서 오세요 뭘 드릴까요 “라며 
말하는 젊은 여자를 외면한 채 
두리번거리든 남자가 
    
“저어,, 여기 혹시 할머니.... "
    
“아 저의 어머니 찾으시는군요”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물어물어 남자가 찾아온 곳은 
할머니가 묻히신 산소였습니다 
    
“ 할머니께서 빌려주신 
   돈 잘 쓰고 돌려드렸습니다 
     그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라며 
통탄의 눈물을 흘리던 남자에 눈에 
묘비에 적힌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람은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 나간다)     
  


  
사계절이 두어 번 오고 간 후 
해맑은 하늘에, 사랑비가 간간히 
뿌려지는 날 오후 
공원에 작은 푸드트럭 한 대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무료급식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밥은 남편이 
국은 아내가 
     반찬은 딸이.....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트럭 지붕 맨꼭대기에 깃발 하나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습니다 
    
    
그 깃발에는 
    
“사람은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 나간다 “ 
라고 적혀져 있었습니다 
    
       
펴냄/노자규의 골목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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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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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화 | 작성시간 19.12.01 눈물겨운 좋은글 감사합니다.
    12월 날씨는 춥지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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