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1 / 임한율
담장 위에 주황빛 소복소복
수줍은 능소화
임 그림자 보고 싶어 더 높이 휘감아 오르고
임 발자국 듣고 싶어 더 크게 벌린 꽃잎이어라
구중궁궐 아리따운 능소 궁녀
소쩍새 구슬피 우는 밤
나랏님과 하룻밤 사랑 별도 달도 숨죽였네
다시 오지 않은 임
일편단심(一片丹心) 능소 궁녀
고운 이팔청춘 마른 등걸처럼 쓰러져
가련한 넋으로 피어났다네
이제 그리워하지도 외로워하지도 말아요
한 번 떠난 사랑
다시 오지 않는다네.
능소화2 / 임한율
숨이 컥컥 막히는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을 능멸하듯
우아하게 피어나는 꽃
일편단심(一片丹心)
능소 궁녀의 애절한 사랑과
굳은 절개를 닮았네라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고고하고 당당한 기품
그래, 더더욱 아름다워라
추한 모습 보이지 않으려
시들기 전 스스로
툭, 바닥으로 내려앉는 꽃
오늘도 싱싱한 자존감으로
도도하게 피어오르는
고품격 능소화가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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