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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강좌방

시 창작과 퇴고의 실제

작성자임한율(월파)|작성시간26.06.22|조회수20 목록 댓글 0

 

 

<시 창작과 퇴고의 실제>

 

1) 시 창작의 순서

인생은 수많은 체험의 연속이며 글은 체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많은 체험 가운데 어떤 특별한 인식이나 시상을 떠올렸을 때

시적 발상이 일어난다. 좋은 착상은 생활 속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이때 시를 쓰고자 하는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 ‘관찰(觀察)’이 글짓기의 첫 단계이다.

어떤 방향의 시를 쓸 것인가는 작가의 인생관이나 주제 의식과 연관성이 있는데, 사물을 체험하고 난 뒤 이런 착상에서 비롯된다.

 

2) 주제 설정

표현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주제(主題)는 글 내용의 핵심이므로 알맹이 없는 글은 죽은 글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글의 주제는 무궁무진 참으로 다양하다. 작가정신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화제시, 문제시, 저항시, 환경시, 생태시 등과 같이 많은 변화를 보인다.

천양희는 『수직으로 일어서는 생명의 나무』라는 글 가운데 “수수하면서도 속이 꽉 찬 시, 읽은 뒤에 다시 곱씹게 하는 시, 읽는 순간 정신이 들게 하는 시, 울림이 크고 깊은 시, 한번 읽어도 오래 남는 시, 여운이 여백을 채우는 시, 가슴으로 받을 수 있는 시들이 시단의 진수성찬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3) 제재와 소재 선택

시상을 떠올리고 주제를 설정한 뒤에는 한 편의 시를 써 내려가기 위한 재료들(소재)을 모은다. 이때 재료들의 실체는 하나의 시어로 등장하게 된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한 보물창고를 가지고 있다면 다시 한번 살펴봄직한 일이다.

평소에 늘 자신이 좋아하는 시어를 발견하거나 생각나는 대로 메모해 둔다면 새로운 시를 쓸 때 막히는 부분을 메워줄 좋은 양식이 될 것이다. 좋은 시를 발견하거든 이 역시 모아두면 본보기로 삼을 수도 있다. 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적이나 신문기사들도 시적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자신이 직접 체험하며 느낀 바를 기록해 두면 언제라도 재생되어 싹트고 꽃피울 수 있는 씨앗이나 다름이 없다,

이같이 모아서 축적된 소재들을 육화하기 위하여, 구분하여 정리해 두면 실제로 창작할 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제재(題材)는’ 여러 가지 많은 소재 중에서 ‘제목이 될 만한 중심 소재’를 말한다. 제재의 선택은 제목과 연관성이 있으며 주제가 드러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므로 가급적 체험에서 우러나온 중심 생각이나 그것을 대변할 중심 소재를 선택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여행을 하다가 현장에서 멋진 경관을 보고 감탄했을 때 그것을 소재로 하여 주제가 드러나도록 쓴다.

 

바다 위에 솔밭 심고 / 솔밭 위에 정자 심고

정자 위에 날 심으면 / 하늘 밖엔 뭘 심을까

나그네 중천(中天)에 오르니/해풍(海風) 더욱 밝아라.

-정완영, ‘월송정(越松亭)에 올라’

 

위의 시조는 강원도 관동지방을 기행하고 월송정을 제재(중심소재)로, 월송정에 오른 감회를 쓴 것이다. 감회를 쓰기 위하여 바다, 솔밭, 정자, 하늘, 해풍 등의 소재를 선택하였는데 중심 소재는 월송정이다.

 

4) 구성하기(표현하기)

이 과정은 글짓기에서 실제로 많은 노력과 기법이 요구되는 과정이다.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되려면 여러 가지 건축자재들을 적절히 세우고 쌓아가듯이 모은 소재나 시어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로 엮어나가며 짜 맞춘다. 특히 아무 시어나 끌어다 쓰게 되면 쓸모없는 온전한 건축물은커녕 아무 쓸모도 없는 잡초밭이 되고 말 것이다. 특히 시어의 선택에 엄격해야 하는데. 시상을 전개할 때 묘사와 진술을 적절히 배합하면서 터득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해 나간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습작을 거듭하고, 풍부한 자료를 수집 정돈해 둬야 하며 자신만의 깨우침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직접*간접 체험과 더불어 부단히 노력하는 자기혁신도 뒤따라야 한다. 더 나은 시를 쓸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체험을 축적하며 상상력을 높여야 함은 물론, 정서적 감각을 민감하게 쌓고 여러 가지 표현 기법을 익혀두면서 표현력을 길러야 한다.

알맞은 표현을 위해 쓰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서

①적합한 시어의 선택과 배치 운용

②묘사(그림을 그리듯이 표현)와 진술(자세히 이야기함)의 조화

③이미지의 형상화와 효과적인 표현기법의 적용

④알맞은 제목의 선택

등의 요건이 잘 갖춰져야 한다.

 

5) 검토 과정(퇴고)

시든 수필이든 오랜 습작과 숙고를 통해 이루어낸 것이 참된 글이다. 오늘날 명예를 위하여 함부로 다작 발표와 다출판을 일삼는 이들을 경계하고 있다.

퇴고(推敲)는 일단 이루어진 글을 다시 생각하며 다듬는 작업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마지막 마무리 작업이 잘 이루어져야 깔끔한 작품이다. 시는 특히 퇴고를 통하여 거듭난다. 평소의 창작 능력은 퇴고 과정에서 성장한다. 때로는 객관적 안목이 필요하여 곁에 1차적 독자(지인·가족)에게 의견을 묻는 시인도 더러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작성 이후 시간을 두고 퇴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치 쇠를 달구어 차가운 물에 식혔다가 또다시 달구듯 담금질 과정이 필요하다. 퇴고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들도 있다.

 

①자연스런 문장과 구성인가?

문맥이 잘 통하고 사용된 어휘는 적절히 배치되었는가. 너무 어렵게 쓴 시들은 공감을 얻지 못한다.

②주제가 분명히 드러나 있는가?

주제에서 벗어난 시어가 있는지, 또 주제에 맞게 시상 전개가 되었는지 살핀다.

③군더더기가 붙어 있는지?

수식어(꾸미는 말)를 절제하고 불필요한 시어는 없는가를 살핀다.

④중복된 시어가 부자연스럽게 들어있는지?

낙엽이 떨어진다/ 얼마 안 남은 여생/

⑤어려운 한자어 · 외래어는 가급적 우리말로 바꾼다.

⑥제목과 주제가 상관성이 있는지?

제목은 전체 시상을 함축하거나 비유적인 시어가 좋다.

⑦매력 있고 신선한 시어들로 구성되었는가?

관념적 용어나 진부하고 케케묵은 시어들은 배제하고, 의태어(擬態語)·의성어(擬聲語) 같은 신선한 용어를 곁들이면 좋다.

 

예) 의성어 중심의 글

가는 목소리도 때로는 천둥이 된다

살든지 죽든지 / 소리 없는 생명은 없나니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는 쌓인 미움 밟아 으깨는 소리이고

새액새액 아기 잠자는 소리는 고요 받아먹고 키 크는 소리이고

끼익끼익 브레이크 소리는

사망 권세 놀라 도망가는 소리이고

찌르르찌르르 풀벌레 소리는 가만가만 사랑 속삭이는 소리가 아닐까-

그러나 소리 중의 소리 / 참 생명 소리는 눈으로 가슴으로 말해 주는

살가운 당신의 ‘여보~’ 소리다.

 

⑧문학적 기교로 비유나 상징적 요소들이 적절히 배치되었는가?

설명적 요소는 배제하고, 시의 특성이 잘 드러나도록 비유나 상징적 요소들로~

⑨시 형식에 잘 맞는지, 행갈이가 잘 되었는지 살핀다.

⑩함부로 발표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신중히 발표한다. 하루아침에 창작한 것도 있지만, 며칠, 몇 달, 몇 년 후 다시 보아도 부족한 점이 눈에 띄므로 잘 기록 보관해 두었다가 나중에도 퇴고한다.(윤동주 시인)

⑪ 퇴고 과정에 과욕이 앞서서 망치지는 않았는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곡선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직선과의 조화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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