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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감사

어느 가난한 난민의 장례식 비용

작성자yiso|작성시간25.12.23|조회수206 목록 댓글 0

어느 가난한 난민의 장례식 비용

 

요즘은 자주 외식을 한다. 그리고 식후에는 분위기 좋은 찻집에 가서 커피나 차를 마시며 한담을 즐기면 두세 시간 만에 십여만 원이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훌쩍 날아간다. 돈의 가치를 생각하면 입이 즐거운 외식에 대하여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오늘은 동북인도 추르찬드푸르 순교자들의 유족의 소식, 난민 아동들의 성탄기념잔치 소식, 미얀마 난민의 장례식 소식 등이 연이어 들어왔다. 그러나 옛 친구를 만나 이야기보따리를 푸느라 카톡을 읽을 겨를이 없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먼저 에스더가 보낸 순교자 가족 방문 소식을 읽었다. 그는 순교자들이 살아 있다면 부모님께 드리고 싶어 하는 최상의 선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우리를 대신하여 성탄 선물을 구입하였다. 그리고 오늘 하루 품을 팔아서 순교자 다니엘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순교자 사무엘의 어머니에게 전달하였다. 부모님들은 뜻밖의 선물에 오열을 터뜨렸다. 그들이 구입한 성탄 선물은 최고급 품질의 겨울 자켓 한 개와 코트 두 개 그리고 “뿌온”이라고 불리는 부족의 전통 치마 두 개였다. 자켓은 3만원, 코트는 3만8천원, 전통치마 “뿌온”은 3만4천원이었다. 에스더는 우리가 보낸 후원금에서 총 16만 6천원의 선물을 구입하여 우리의 관심과 하나님의 사랑을 담아 유족들에게 전달하였다. 그들은 우리의 선물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받으며 오열을 터뜨렸다.

16만 6천원!

한국에서는 네 명의 사람들이 맛집에 가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돈에 불과하다. 그러나 폭동지역에서는 그 돈이 하나님의 따스한 손길이 되어 사람들을 어루만지며 치유하는 무가(無價)의 보배가 된다. 에스더가 보낸 그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나 또한 따라서 울고 웃었다. 에스더가 그들에 관한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그 분들이 고난에 빠진 자신들을 살펴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기쁨으로 활짝 웃었습니다.

우리 일행들은 그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행복과 기쁨에 겨워 울었습니다.

그분들이 선생님과 한국 교회에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 합니다.

선생님! 지난 방문 때 선생님께서 다니엘의 아버지에게 주신 약이 효과가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그는 그것이 자기에게 큰 도움을 주어서 더 이상 정기적으로 약을 먹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의 병이 치유가 된 것이어서 우리는 함께 기뻐하고 기뻐하였습니다.”

 

에스더가 전해준 다니엘 순교자의 아버지 랄탄상의 관절염이 나았다는 소식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는 이십여 년 동안 관절염으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자리에 누워서 지냈던 중환자였었다. 하나님의 자비가 그 안에서 충만하게 역동하며 그를 치유하신 것이 분명하다.
“여호와 라파!”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세상의 모든 환자들이 치유되길 빈다.

 

우리가 돌보는 난민아동들의 성탄절 행사는 17일에 이미 시작되었고 어제까지 6개의 캠프에서 성탄기념행사를 가졌다고 하였다. 사진과 동영상에 보이는 기쁨으로 고양된 어린이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모든 아이들이 날마다 신명나게 사는 날이 속히 오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작은 것으로 큰 흐름을 만드는 5천 원짜리 선물의 의미를 누가 알겠는가! 사랑과 관심으로 만들어진 5천 원짜리 선물 주머니가 주는 감동에 코끝이 시큰해진다.

 

오늘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친족난민협의회 회장에게 받은 장례식 지출보고서이다.

너무 뜻밖의 보고서여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고(故) “느유” 씨 장례식 서비스 지출보고서 (2025년 12월 18일 ~ 21일)

 

설탕 2봉지 100루피,

과자 110개 550루피,

티 파우더 1통 110루피,

식수 2케이스 400루피,

아물 우유 200그램 1개 130루피,

아물 우유 400그램 1개 240루피,

종이 컵 3봉지, 120개

총 1670루피

 

이 외에도 우리는 장례 후원기금에서 고인의 아내 “느구리”님께 현금으로 4천 루피를 전달하였습니다.

그래서 총 지출은 5,670 루피입니다.

 

우리는 장례식 기간 동안에 우리가 행한 모든 봉사 활동에 대한 모든 사진을 보냅니다.

그리고 선생님과 한국 교회의 친족난민협의회(인도 미조람 시아하 소재) 기부에 진실로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당신들 모두와 나눌 수 있는 어떤 것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기증자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당신들 모두들 축복하시길!

 

군살이 전혀 없는 장례식 지출비 보고서는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5,670루피는 한화로 환산하면 대략 9만5천원이다.

한국에서 9만5천원은 한 가족이나 친구들 서너 명이 맛집에 가서 즐길 수 있는 한 끼 식사비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런 돈이 미얀마 난민들에게서는 한 사람이 생을 마감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는 환송비가 된다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었다. 장례를 준비하는 이틀 동안에 친족난민협의회 장례서비스 부서가 조문객들을 접대하며 사용한 경비치고는 너무 저렴하였다. 바나바 회장이 보내준 메시지를 주섬주섬 챙겨 읽으며 장례식 일정을 짜 맞추어 보았다.

 

고인은 18일 오후 2시 30분에 세상을 떠나셨고 해지기 전에 입관을 하였다. 고인의 가족들과 친지들이 관 옆에서 애도의 밤을 지새웠다. 그리고 19일에 관은 난민 청년들의 수고로 삼발이 트럭에 실려 교회 묘지로 옮겨졌고 12시에 고인의 몸은 미조람복음교회 교회 묘지에 묻혔다. 20일 유족들과 친지들은 휴식을 하였고 21일에는 친지들이 다 모여서 유족들을 위로하는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장례식에 사용한 지출 내용을 보고하고 고인의 아내에게 우리가 보내준 조의금을 전달하였다.

18일 밤 빈소에서 접대비는 제하더라도 최소한 관 구입비, 차량 운반비, 장지 구입비 및 인부들의 인건비를 지불해야 하는데 9만5천원 밖에 들지 않았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 나는 바나바 회장에게 거듭 총 지출액에 대하여 문의를 하였다. 그는 거듭 5,670루피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의 대답이 너무 답답해서 “관 구입비는 얼마인가?” “차량 이용비는 얼마인가?” “장지 구입비는 얼마인가?” “무덤을 파는 인부들의 인건비는 얼마인가?”를 구체적으로 물었다. 그의 대답은 아주 심플하였다. 인도 교회가 장지를 무료로 주었고 차량도 무료였으며, 난민 청년들이 무덤을 팠기 때문에 인건비가 들지 않아 저렴한 비용으로 장례식이 가능하였다는 것이다. 난민들의 상부상조와 인도 교회의 사랑 덕분이라고 하였다. 보통 시아하에서 고인의 장지를 구입하려면 한국 돈으로 85만 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므로 가난한 사람들은 현지인의 땅에 묻기 어렵다고 하였다. 그래서 가난한 난민들은 오토바이나 작은 트럭에 시신을 싣고 몰래 인도국경을 넘어 고향 땅에 묻기도 한다고 하였다.

 

마음을 정리하며 고인들과 난민들을 위하여 기도를 마쳤을 때 바나바 회장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선생님!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지금 아주 가난한 떠돌이 난민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매일 아침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고난을 감수하겠으니 우리 민족을 위하는 평화의 도구로 써주시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선생님을 통하여 저의 기도에 응답해주셨다고 믿습니다.

선생님의 허락 없이 또는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지 않고는 후원금을 단 돈 일원도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 난민은 사람이 아니고 그냥 난민입니다.

우리 난민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선생님을 축복해주시길 간절히 빕니다.”

 

사람이 아니고 난민이기에 그들의 장례식 비용이 한국에서 한 가족 한 끼 식사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인가!

그럼에도 슬픔을 당하는 가난한 난민들에게 9만 5천원은 얼마나 힘겨울 것인가?

서럽고 고달픈 난민들에게 전쟁이 끝날 때까지 현지에 무료 장지가 주어지길 빈다.

오토바이에 시신을 싣고 국경을 넘는 아들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새 희망 프로젝트! 난민들의 장례식과 응급환자 케어와 학생들의 교재를 지원이 막히지 않고 닫히지 않고

평화가 오는 날까지 하나님의 은혜로 계속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5년 12월 23일 화요일 인시

우담초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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