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민 집단 릴레이단식에 돌입하며
지난 몇 년간 우리 하남은 청정도시라는 명성에 맞지 않는 수많은 개발사업에 몸살을 앓아왔고 지역개발이란 달콤한 말에 속아 조상 대대로 살아온 내 땅에서 최소한의 재산권마저 행사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당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 하남은 미사지구 집단에너지 공급이라는 또 다른 망령의 탈을 쓴 대규모 화력발전소 설치사업으로 인해 24시간 백염과 황염을 내뿜는 80여 미터에 이르는 두 개의 굴뚝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해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구 15만 명에 지나지 않는 하남시에 무려 150만 명이 사용할 용량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발전소를, 그것도 주민의 합리적인 동의과정도 없이 도심관문에 짓겠다는 발상은 하남시민의 의사나 주거환경권은 안중에도 없는 후안무치한 작태에 다름 아니며 이는 국책사업이란 미명 아래 하남시민들의 건강을 볼모로 삼아 특정기업에게 막대한 이윤을 보장해주려는 LH공사의 대시민 사기극임을 직시한다.
더욱이 이 시설들이 내뿜는 유해물질인 이산화질소, 이산화탄소 등이 하남시민들의 건강에 미칠 영향과 범위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적법절차의 명분만을 앞세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의 사업진행을 고수하는 LH공사와 코원에너지에 대한 15만 하남시민의 공분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공사는 발전소의 본질에는 애써 눈을 감은 채 사업의 불가피성과 열병합발전소의 유용성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며 더 나아가 지역민을 위한 합리적인 타협을 한다며 대표성 없는 몇몇 인사들을 마치 주민의 대표인양 대화상대로 인정하는 등 끊임없이 지역주민들을 현혹, 분열시키는 작태로 일관하고 있어 앞으로도 LH공사와 코원에너지는 대다수 하남시민들의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5개월간 100여 년만의 무더위와 싸우며 화력발전소의 규모와 입지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고통과 분노 속에 지내온 우리는 이제 눈과 귀를 막아버린 LH공사와 코원에너지, 지경부와 국토부의 전근대적인 태도와 권위주의적 사업진행방식을 바라보며 더 이상의 이성적인 대응과 합리적인 문제제기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인식하고 죽음마저도 각오한 비통한 마음으로 반드시 이 부당한 사업을 원안으로 되돌리기 위한 총력투쟁에 돌입하고자 한다.
이에 우리 청정하남화력발전소대책 시민모임(청화대)은 향후 극단적인 투쟁방법까지 상정한 총력투쟁 실천의지를 분명하게 표명하고 이 싸움이 일부 인근지역 주민들의 지엽적인 문제가 아닌 하남시민 전체의 문제임을 천명하기 위해 오늘부터 시장 및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전원과 청화대 집행부 및 일반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무기한 릴레이단식을 전개하며 하남시민의 분명하고도 단호한 의지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 발전 및 열원시설은 미사지구공급에 적절한 합리적인 규모로 재설비할 것
- 대다수 하남시민이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입지선정과정을 거칠 것
- 발전과정에서 생성되는 유해물질이 인근주민에게 미치는 영향과 범위를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하여 그 결과를 분명히 밝힐 것
2012.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