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도 그랬습니다
박노해
집 없이 추운 이여
그 사람도 집이 없었습니다
노동에 지친 이여
그 사람도 괴로운 노동자였습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이여
그 사람도 자기 땅에서 배척당했습니다
배신에 떠는 이여
그 사람도 마지막 날 친구 하나 없었습니다
쓰러져 우는 이여
그 사람도 영원한 현실 패배자였습니다
그 사람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포기하지 않은 희망이 있었습니다
피투성이로 품은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자신의 패배와 죽음까지를 끌어안고
마침내 무력한 사랑으로 이루어낸 것입니다
그 사람도 그러했듯이
당신도 그러할 것입니다
이 지상의 작고 힘없는 사람 중의 하나인
당신 속에 그가 살아 계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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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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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영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2.12.25 며칠전 토요일 평생교육원 2층 커피꽃에서 시낭송회가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시를 낭송해 주셨습니다. 오늘 크리스마스. 새삼 인류를 구원하러 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던 예수의 피어린 사랑을 깨달아 봅니다.
그리고 꼭 예수님이 아니어도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신성이 우리와 함께 이 험하고 어두운 겨울을 이 삶을 버텨주지 않을까 생각하며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이 시를 올려봅니다.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예수를 사모하는 한 불교신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