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걸
어떻게 알까요?
우선
2월인데
매서운 추위가 한 번 와요.
그래서 세상을 꽁꽁 얼려요.
봄을 기대하느라 풀어헤친
웃옷의 앞 섶으로
살을 에일듯한 바람 들어가고
그 바람 겹겹이 피부를 뚫고
뼈와 혈관으로 들어가죠.
풀어헤친 단추를 잠그지 않으면
눈사람처럼 그 자리에 얼어붙을 만큼
싸늘한 추위,
그런 추위가
예기치 않은 시간에 닥쳐요.
그렇게 며칠을 벌벌 떨고 나면
뿌연 연무 사이로 비추는 햇살에
노란 빛이 새어 나와요.
물가의 나무엔 흐릿한 초록이 앞다퉈 오르고
허공을 가르는 바람엔 부드러움이 깃들어있죠.
겨우내 물 위에 있던 새들 날개짓 잦아지고
긴 부리를 푸른 물 속에서 자주 헤저어요.
두툼한 옷에 눈사람 같던 겨울사람들
한겹씩 옷을 벗기 시작하면
발걸음 빨라지고
환한 미소 생기고
미소를 만들어준 두 입술 사이로
명랑한 노래 흘러나와요.
이렇게 봄이 오는 걸
느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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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