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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 밤에 은하수를 보다

작성자오영숙|작성시간13.04.17|조회수6 목록 댓글 0

언젠가의 기억이 떠올랐지

흐릿한 봄 날

소란한 찻길을 걷다

그저 우연히, 우연히 고개를 돌렸는데

시선이 닿는 곳에

송알송알 꽃송이들이 허공에 떠있었지.

바로 그 순간. 그 꽃송이처럼 나도

내 마음도 허공에 떠올랐지.

 

그때 내 눈에 비친 산수유는 

가지에 매달려 피어난 꽃송이가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온 별이었지.

그리고 나는 

은하수 가까이서 찬란한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거지.

 

오늘, 비 내리고, 바람불고,

어딘가에선 눈발마저 나린

야릇한 봄 날, 짙은 밤에

길을 걷다 만난 그 나무 곁에서

한 참을 서성이다, 어린아이처럼

무릎을 굽히고 나무를 놀려다 보았지 .

 

그래,

그때도 지금도 나는

가지에 핀 꽃송이가 아니라

은하수를 밝히는 별무리를 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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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시읽는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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