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의 기억이 떠올랐지
흐릿한 봄 날
소란한 찻길을 걷다
그저 우연히, 우연히 고개를 돌렸는데
시선이 닿는 곳에
송알송알 꽃송이들이 허공에 떠있었지.
바로 그 순간. 그 꽃송이처럼 나도
내 마음도 허공에 떠올랐지.
그때 내 눈에 비친 산수유는
가지에 매달려 피어난 꽃송이가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온 별이었지.
그리고 나는
은하수 가까이서 찬란한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거지.
오늘, 비 내리고, 바람불고,
어딘가에선 눈발마저 나린
야릇한 봄 날, 짙은 밤에
길을 걷다 만난 그 나무 곁에서
한 참을 서성이다, 어린아이처럼
무릎을 굽히고 나무를 놀려다 보았지 .
그래,
그때도 지금도 나는
가지에 핀 꽃송이가 아니라
은하수를 밝히는 별무리를 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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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