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2주일 말씀 묵상]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가 마주한 예레미야 예언자의 고백과 복음의 말씀은 고통의 한복판에 서 있는 우리에게 건네는 하느님의 위로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때때로 '마고르 미싸빕', 즉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숨조차 쉴 수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을 만납니다. 그러나 예레미야가 그 지독한 고립과 박해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의 존재보다 더 뜨겁게 타오르던 하느님의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뼛속까지 파고든 그 말씀은 세상의 어떤 공포보다 강했습니다.
우리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묵묵히 받아들이신 우리 주 예수님의 심장에 깊이 자리한 절대동력도
바로 하느님 아버지와의 온전한 일치였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을 에워싼 삶의 무게가 무엇입니까? 경제적인 시련, 단절된 관계, 혹은 신앙 때문에 겪는 오해와 비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하십시오. 우리를 둘러싼 시련은 결코 우리를 삼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안에는 그 모든 시련보다 더 위대하고 뜨거운 주님의 사랑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참새 한 마리조차 귀하게 여기시고 세심하게 살피시는 분입니다. 하물며 당신 모상대로 빚어 만드신 인간은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고 사랑하시겠습니까?
하느님이 하느님이신 가장 중요한 속성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분은 우리를 수많은 군중 속의 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 오직 나 하나만 존재하는 것처럼 끝까지 그리고 전 존재를 다해 사랑하십니다. 당신의 아들까지 내어주시며 보여주신 그 사랑은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변치 않는 약속입니다. 우리가 세상 끝날까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그것이 바로 우리 신앙의 가장 큰 토대입니다.
그러니 지금 겪고 있는 그 막막한 시간 앞에서 낙심하거나 주저앉지 마십시오. 바로 그곳이야말로 주님께서 여러분의 손을 가장 꽉 잡고 계신 자리입니다. 시련이 깊어질수록 내 안에 타오르는 주님의 말씀을 더 굳게 붙드십시오. 그 말씀이 여러분의 발걸음을 인도하고, 공포를 희망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예수님이 목숨 바쳐 구해주신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자부심을 가집시다.
주님의 그 한없는 사랑을 믿고, 오늘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주님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갑시다. 모든 시련을 넘어 마침내 구원의 빛으로 우리를 이끄실 주님만을 의지하며, 그분과 함께 평화를 누리는 복된 삶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