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앞에

작성자한소원|작성시간09.08.02|조회수15 목록 댓글 0

항상 앞에

 

           - 한소원

 

 

 

반공사상 투철하던 그 때 시절

산 속 우리 마을 머리 위로 제트기 날으네

흑백테레비 속 사람들은 언제나 두 부류, 좋은 편 나쁜 편.

형아, 누가 좋은 편이야? 누가 나쁜 편이야?

우리는 늘 중간에 있네 중간부터 보는 드라마를 살고 있네.

머리 좀 큰 형은 손흔들고 해맑은 동생은 숨네, 울며 숨네

머리 좀 큰 형은 손흔들고 머리 좀 컸다고 나도 손 흔드네,

형아 품 속에서 그래도 좀은 무서운 듯 손 흔드네,

동생은 울며 숨네.

흐린 날은 공중에서 소리만 나고

좀 맑은 날은 마을 북쪽 높은 산을 빠져나가는 점으로 만나고

아주 맑은 날은 제트기 조종사의 손 흔드는 모습도 보였네

손을 보고 난 다음부터야 언제나 손 흔들었네

숨다가 고뱅이 까진 기억도 없이 해맑게 손 흔들었네

빠르게 날으는 제트기는 편대비행도 했네

형과 나 둘처럼 형과 나 여동생 셋처럼

방에서 놀다 나오는 날이면 용의 비늘같은 업적도 남겼네

제트기는 너무도 빨라 소리에는 없었네

늘 소리 앞에 있었네

더러 아득함으로 그 밤을 사라졌네.

칼라텔레비젼 속 사람들은 언제나 두 부류

형아, 누가 좋은 편이야? 누가 나쁜 편이야?

하늘나라 형은 침묵하고 시집간 여동생은 소식이 없네

흐린 날은 공중에서 소리만 나고

맑은 날은 제트기 조종사의 손 흔드는 모습도 보였네

손을 보고 난 다음부터야 언제나 손 흔들었네

숨다가 고뱅이 까진 기억도 없이 해맑게 손 흔들었네

더러 아득함으로 사라진 것들이 불면의 시간 앞에 나타나네

우리는 늘 중간에 있네 중간부터 보는 드라마를 살고 있네.

 

 

                                         - 2009.08.0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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