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아름다운 건 ♡
구절초, 마타리, 쑥부쟁이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름이
그리운 얼굴이
봄 여름 헤매던 연서들이
가난한 가슴에 닿아
열매로 익어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내듯 끊었던 애잔함
뒹구는 낙엽이여
아, 가슴의 현이란 현 모두 열어
귀뚜리의 선율로 울어도 좋을
가을이 진정 아름다운 건
눈물 가득 고여오는
그대가 있기 때문이리
- 이해인 -





































































































































<< 그대 가슴에도 낙엽이 지는가 >>
무성한 낙엽을 밟으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조각조각 흩어지는 외로움아
어차피 혼자이기에 쓸쓸함이요
쓸쓸하기에 혼자인 것이다
아무도 없는 들을 지키며
가난한 새를 쫒기 위해
오늘은 종일
서 있는 허수아비가 되었네
그대 가슴에도 가을이 오는가
두고갈 것도
가져 갈 것도 없이 모두 바래진
가을이 되어, 낙엽이 되어
오늘은 홀로 쓸쓸한 기도를 했네
누구든 가을보다 더 외롭거든
낙엽 밟는 소리 따라
길을 떠나라, 홀로 떠나라
어차피 살아 있기에 쓸쓸함이요
쓸쓸하기에 살아 있는 것이다
<마곡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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