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상대에게 상처를 준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습니다.
말하기 전에 생각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바로 여기서
편부모, 잡상인, 노숙자, 처녀작, 동성애, 살색 등 차별적 언어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받을 상처를 없애기 위해 인권언어를 만들어 사회적 관심과 환기를 이끌어 내려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편.부.모의 사전적 의미는 부모 한 명과 그 자녀가 구성하는 가정을 말하는데요, 편의 한자어는 치우칠 편(偏)으로 결손의 부정적 의미가 있고, 실제 이 단어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1997년,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 상담소는 그 당시 불려졌던 편부모 가족에 대한 차별과 소외를 문제화하고, 부정적인 편견에서 벗어나도록 사회인식을 유도하는데 초점을 둔 사업으로 결손의 의미를 나타내는 "편부모"란 용어 대신 우리말의 '한'(하나로도 충분하며 온전하다)을 써 보다 긍정적인 의미의 "한부모"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한부모 가족들과 함께 캠프 활동을, 시민들 대상으로 인식 개선 캠페인 활동 그리고 언어 운동과 함께 한부모지원을 위한 심리적, 정서적인 다양한 서비스 개발, 한부모 와의 만남을 통한 이해, 프로그램을 통한 자존감 향상, 한부모간의 결속으로 자조모임 꾸리기, 자립을 위한 정보 제공, 아울러 한부모지원 기관과의 네트워크 형성 등 프로그램 진행을 벌였습니다.
10년이 지나 2007년 국회에서는 한부모가족지원법이 개정되고, 2009년 서울시에서는 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만들어지는 등 사회, 법, 제도, 미디어에서 한부모라는 단어가 자리를 잡게 되고 다양한 지원 정책으로 편부모에서 ‘한부모’로 언어를 바꾸는 활동이 누군가에겐 뭐 그렇게까지 바꿀 필요가 있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활동을 통해서 편부모가 겪는 사회적 편견을 알게 되고 문제의식에 공감하게 되면서 한부모라는 언어로 바꿔 쓰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생길 수 있는 차별적인 정서를 조금씩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차별언어를 사용한다고 하여, 나쁜 사람이라 단정 지을 순 없습니다.
그러나, 차별적 언어로 상처받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분명 있기 때문에 평등한 사회를 꿈꾼다면 평등한 언어를 사용하려는 생각과 행동은 자동으로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노력해야 되는 거겠지요.
여기, 많은 사람이 만든 인권언어가 우리의 일상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평등사회로 가는 걸음이 좀 더 가벼워질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