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5090600005&code=940100&fbclid=IwAR3OyzxECtJH5fPF84_ZcT4LMVt8pBBLW4xXhaMzT1uIQXOREpmGoSqs1sQ
-드라마<부부의세계>와 제2회 한부모가족의 날
"모두가 상처받고 모두가 패배한 이혼"기사를 보며 한마디 하고 싶어졌다. 5월9일자 14회를 보면서 '이혼'에 처한 다양한 상황들이 그동안 이혼에 대한 담론이 남성중심적이거나 이혼을 하지 않은 조강지처중심적이거나 혹은 법률상 승패 담론에서 벗어나 좀 더 과감하게 여성들의 입장과 이혼을 그저 당하기만 하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다층적으로 다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이혼에 있어 패배라고 한 것도 아이를 길러내는 것 자체가 더 나아가 우리의 인생 자체가 "모두가 상처받고 모두가 패배한 인생"이 더 정확한 말은 아닐까?
내가 만난 많은 한부모들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설령 이혼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국가의 제도 안에서 그리고 주위의 시선과 아이들의 교육현장에서 결코 자유로울수 없었다. 페미니즘의 역사와 한국여성운동의 역사 안에서 여성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부모나 싱글맘의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단 하나. 말하지 않을 때 뿐이었다.
-영화 메기's 플랜과 드라마 선우's 플랜
이혼과 싱글맘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영화 메기스플랜에서 주인공은 여성이다. 여성이 임신을 선택하고 결혼도 선택하고 이혼도 선택한다는 이 이야기와 선우의 이혼이 처음에 계획적이었던 것은 닮아 있으나 다른 것 하나는 바로 주위의 반응이다. 한국에서 이혼은 주로 주위의 만류나 가족 들의 냉대 또는 가난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이혼 상담이 늘었다고 한다. IMF시절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실제 이혼률이 늘어 난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20년 이 넘은 지금 한부모는 여전히 '한부모가족지원법'이라는 가난을 증명해야만 아동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법만 있을 뿐 한부모들의 인권, 노동권과 돌봄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권은 여전히 바닥이다. 아무리 플랜을 가지고 이혼한다 해도, 선우처럼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다 해도 또 다른 아이양육에 대해서는 '정상가족'신드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혼 후 양육자가 여성일 경우 연애와 사랑은 더욱 불가능하게 그려진다.
-여성 간의 연대 : 준영 엄마 vs 제니 엄마
이 드라마의 결말이 정말 궁금하다. 그 동안의 드라마는 불륜을 덮고 혼인관계를 유지하거나 아이들 때문에 다시 합치거나 가족이 뭐길래 여성은 아이 아빠를 선택하거나 '가족'을 택한다. (엄밀히 말해 선택을 했다기 보다는 암묵적 강요에 의한 사회적 규율일 것이다.) 오래 전부터 정상가족 신화는 계속 이어져 왔고 그 안에서 아이들은 아주 행복하고 정상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에서 필구가 생물학적 아빠한테 갔던 것처럼, 준영이가 친부와 새엄마라는 소위 '정상가족'안에서 별 탈없을 것이라는 프레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혼자 키우기 어려우니 둘이 키우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한부모가족의 날에 더욱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생계=남성/육아=여성 이라는 프레임이 2020년 현재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데 한부모들이 생게와 양육을 할 수 있는 정책이 단지 복지 급여 밖에 없다는 현실이 문제임을 말하고 싶다. 더욱이 준영 엄마인 선우와 제니 엄마인 다경이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겠지만 그녀들에게 중요한 것은 생물학적인 '아빠'가 있는 것으로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망상이 깨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비정상가족은 없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은 이유이기도 하다.
-미(혼), 비(혼), 한(부모) 차별 잇수다
한국한부모연합에서는 미비한 차별 잇수다 드라마와 언론 모니터링을 시작하려고 한다. 기획 이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드라마들이 쏟아진다. 드라마 <한 번 다녀 왔습니다>는 가장 워스트 드라마로 베스트 드라마로는 약간 아쉽지만 <동백꽃 필무렵>과 결론에 따라 약간 조절될 수 있는 <부부의 세계> 등이 있다. 드라마가 세상을 반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재미로 보는 드라마는 그 이상의 메세지가 있다. 보는 사람의 혼인지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이 드라마와 언론 모니터링 사업을 앞두고쏟아지는 가족담론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