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노들나루 동작진

노들나루 근처 '장승백이'의 사연

작성자조영희|작성시간14.02.18|조회수410 목록 댓글 0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있는 '장승배기'가 있다.
예부터 장승이 붙박아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땅이름이다.
옛날 남도 길손들은 한양에서 남문을 나와 노들나루를 건너 아차고개(지금의 사육신 묘 근처)를 넘어

이 장승배기 앞을 지나 시흥 땅을 거쳐 수원을 거쳐 갔다.

장승은 주로 마을 앞 길가에 세워졌고 큰길에는 대개 10리에 하나씩 세워졌다.

 

 

서울 동작구 상도2동 영도시장 맞은편 삼거리의 상도지구대와 신한은행 상도지점 앞을 장승배기라고 부른다.
행정구역상 현재 장승이 서 있는 위치는 노량진2동에 속한다.
이곳은 노량진동과 상도동·대방동이 접한 지역으로 조선시대에는 노량진 선창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서울 시민들 중에는 상도동의 위치는 잘 몰라도 장승배기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 명칭이 널리 알려졌다.
그것은 아마도 그 유명한 대방 장승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노들나루 장승백이에 장승이 세워진 데는 조선의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현능원과 관계가 깊다.
사도세자가 그 부왕에 의해 뒤주 속에서 참혹하게 죽은 뒤, 그의 아들인 정조는 1777년에 왕위에 올랐다.
그 아버지 사도세자를 잊지 못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원 화산으로 천장한 아버지의 현능원을 찾아 명복을 빌었다.
정조는 묘소를 갈 때엔 꼭 이 장승백이를 지나면서 쉬었다 가곤 했었다.
이 곳은 숲이 우거지고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으스스했다.
정조는 자신이 쉬어 가는 이 곳에 장승을 세우도록 어명을 내렸다.
이 곳에는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과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이라고 쓰인 두 개의 장승이 세워지게 되고,
이후부터 정조 임금은 이 곳을 안심하고 지날 수 있게 되었단다.
이 곳 장승백이는 판소리 <변강쇠전>에도 나온다.
 그 글에서 변강쇠와 옹녀는 탕남, 탕녀로 그려지고 있다.
여주인공 옹녀는 사주팔자에 과부살이 끼어 있었다.
열 다섯에 얻은 첫 서방은 급살로 죽고, 열 일곱 살에 얻은 서방 용천병으로 가고,
열 여덟에 얻은 서방 벼락맞아 죽고 마니, 서방에 퇴가 나고 송장치기 신물난다.
그러더니, 천하에 오잡놈 변강쇠를 오다가다 만나게 돼 함양땅 지리산 골짜기에 들어가 살림을 이룩해 살게 된다.
"어려서 못 배운 글 지금 공부할 수 없고, 손재주 없으니 장인질 할 수 없고, 밑천 한 푼 없으니 상매(商賣)질 할 수 있나?
그 중에 할 노릇이 상일밖에 없으니,……오늘부터 지게 지고 나무나 하여 옵쇼."
나무하러 나간 변강쇠는 둥구 마천 백모천이라는, 지리산의 한 골짜기로 나무를 하러 갔는데,
그 곳이 지금의 함양군 마천면 강천리의 백무동 칠산 계곡에서 의탄 일대가 되는 벽송사 입구 부근이다.
낮잠으로 하루를 보낸 그가 장승을 발견하고,
"애 안 쓰고 좋은 나무 거기 있다."
하며 그 장승을 떼어 내려 하니, 그 장승이 화를 내어 낯에 핏기 올리고서 눈을 딱 부릅뜨지만,
아랑곳없이 달려들어 그 장승을 불끈 안고 엇두름 쑥 빼어 집으로 돌아왔다.
"애겨, 이거 웬말인가. 나무하러 간다더니 장승 빼어 왔네그려. ……

장승 패어 땐단 말은 언문책 잔주에도 듣도 보도 못한 말……"
옹녀는 이렇게 말리지만,
"나무로 깎은 장승 인형을 가졌은들, 패어 때어 관계한가?"
하며 변강쇠는 땔감으로 써 버리고 만다.
"이 때에 장승 목신(木神) 무죄히 강쇠 만나 도끼 아래 조각나고 부엌 속에 잔 재 되니 오죽히 원통켔나."
하고 이 판소리는 '아니리'를 통해 해설하고 있다.
이 지리산 장승은 너무 억울하고 원통해서 팔도 장승의 우두머리격인 한양 노들 강변의 장승

(지금의 노량진 장승백이 장승)을 찾아가 원을 풀어 달라고 소청을 한다.
노들 장승은 팔도 장승들에게 사발통문을 돌려 날짜를 정해 밤중에 노들 한강 새남터 모래밭에서

 변강쇠 규탄 장승 궐기 대회를 연다.
"……그리하여, 조선 지방 있는 장승 하나도 낙루 없이 기약한 밤 다 모이어 새남터

(지금의 용산구 서부이촌동)에 배게 서서 시흥 읍내까지 빽빽하구나."
이 자리에는 팔도 99만 9천 9백 장승이 다 모이는데, 여기서는 변강쇠에게 99가지 병으로

온 몸을 도배시켜 서서히 죽어 가도록 결의를 한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