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의 역사를 말하다] <11>
임나일본부 살리려 ‘삼국사기’ 가짜로 몰아
일본서기와 임나일본부 ③
남한 강단사학계의 ‘삼국사기’ 불신론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지만 남한 강단사학계에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이라는 것이 있다. 민족사학자들은 ‘삼국사기’가 사대주의 사관에 빠져서 고대사의 많은 부분을 생략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강단사학자들은 정반대로 ‘삼국사기’의 삼국 건국연대가 모두 가짜니 수 백 년 끌어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였던 고 최재석 교수. 대한민국 강단사학이 ‘삼국사기 불신론'을 추종하는 것을 “기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국회 특위에서 펼쳐진 ‘삼국사기’ 불신론 19대 국회에는 ‘동북아역사왜곡특위(이하 동북아특위)’라는 조직이 있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나라 역사를 바로 잡겠다는 특위였다.
동북아특위가 있있던 2015년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발주했던 ‘동북아역사지도’ 사업이 문제가 되었다. 약 60여명의 강단 사학자들이 모여서 2008년~2015년까지 약 8년간 국고 47억원을 들여서 ‘동북아역사지도’를 제작했다.
‘동북아역사지도’의 〈고구려의 성장(120~300)〉이라는 도엽을 보면 2세기에서 4세기까지를 그린 것인데, 낙랑군은 버젓이 북한 강역을 지배하고 있는 반면 4세기까지도 한반도 남부에는 신라도 백제도 가야도 없다. 서기 4세기에도 신라·백제·가야는 없었다는 것이다.
▲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만든 ‘동북아역사지도’의 고구려의 성장. 4세기인데도 한반도 남쪽에 신라, 백제, 가야가 없다.
2015년 4월 17일 이 지도의 타당성을 둘러싼 동북아특위 진술회가 열렸다. 지도제작 측에서는 임기환 서울교대 교수가, 지도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필자가 나갔다.
한 국회의원이 임 교수에게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에 대해서 묻자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그런 것 없습니다. 저도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인용해서 논문을 씁니다”라고 당당하게 답변했다.
약 30분 후 한 의원이 홍익대 김태식 교수가 ‘한일역사공동연구보고서’에 쓴 아래 구절에 대해서 질문했다(자세한 내용은 원본 기사 참조).
‘삼국사기’에는 서기전 18년 온조왕이 백제를 건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방 후 남한 강단사학계의 태두(?) 이병도는 백제가 8대 고이왕(재위 234~286) 때 건국했다고 썼고, 각종 ‘국사교과서’도 그렇게 가르쳐왔다. 그런데 홍익대 교수 김태식은 백제는 고이왕 때가 아니라 13대 근초고왕(재위 346~375) 때 건국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이 임기환 교수에게 위의 글에 대한 견해를 묻자 불과 30여분 전에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 그런 것 없습니다.”라고 답했던 임 교수는 조금 전 답변을 잊어버렸는지 “학계의 견해에 위배되지 않습니다”라고 답해 여야 의원들을 경악케했다.
‘일본서기’는 살리고 ‘삼국사기’는 죽이고.
일본인 식민사학자들이 ‘삼국사기’ 불신론을 주장한 이유에 대해서 최재석 교수가 비판한 글을 보자(내용은 원본 기사에서 참조).
최재석 교수의 말대로 일본인 식민사학자들이 ‘삼국사기’를 가짜로 몬 이유는 ‘일본서기’를 사실이라고 우기기 위한 것이다. ‘삼국사기’의 눈으로 보면 임나일본부가 허구가 되기 때문에 임나일본부를 살리기 위해서 ‘삼국사기’를 가짜로 몰고 ‘일본서기’를 진짜라고 우긴 것이다.
가야는 임나가 아니다.
‘삼국사기’·‘삼국유사’와 ‘일본서기’를 비교하면 가야는 임나(任那)가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다. ‘일본서기’는 임나의 건국시기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숭신(崇神) 65년(서기전 33년)에 임나국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그 기록을 보자.
“임나국에서 소나갈질지를 보내 조공했다. 임나는 축자국에서 2천여 리 떨어져있고, 북쪽은 바다로 막혀 있으며 계림의 서남쪽에 있다(任那國、遣蘇那曷叱知, 令朝貢也. 任那者、去筑紫國二千餘里、北阻海以在鷄林之西南)”
임나가 ‘축자국’에서 2천여 리 떨어져 있고, 북쪽은 ‘바다’로 막혀 있고, ‘계림(신라)’의 서남쪽에 있다는 것이다.
이 문장과 부합하는 곳은 대마도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민족사학자들 다수는 임나의 위치를 대마도라고 봤다. 임나는 “북쪽은 바다로 막혀(北阻海)” 있기 때문에 북쪽이 육지인 가야는 임나가 될 수 없었다. 조(阻)자는 막히다,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삼국사기’는 물론 ‘일본서기’에 따라도 임나는 가야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은 물론 대한민국 강단사학계까지 ‘임나=가야설’을 정설로 떠받드는 것 역시 “기이하기까지 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덕일의역사를말하다]일본서기와 임나일본부③ - https://www.kgnews.co.kr/mobile/article.html?no=599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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