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차다'나 '기가 막히다'는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부정적인 의미이지만 조사가 빠진 '기차다'와 '기막히다'는 긍정적이다 못해 최상급의 수식어로 불릴 만하다. '공을 기막히게 다룬다'거나 '기찬 생각을 해내다'에서처럼 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환상적으로' 정도의 뜻을 가진 찬사의 수식어이다. 영어의 경우, 'fantastic'이나 'lovely'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이들에게는 'very'가 수식할 수 없다고 한다. 그 자체로서 최상급이라는 말이다. 우리말의 '기막히다', '기차다' 그리고 '기똥차다' 등의 이 세 수식어야말로 정말 기똥찬 최상급의 환상의 트리오가 아닐 수 없다. "기똥차다"는 "*아주 기똥차다"라든가 "*매우 기똥차다"는 말이 성립하지 않으니 최상급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아마도 '기'가 나타나는 정도가 극에 달하면 바로 이러한 '기똥찬' 상태, 즉 무아지경에 이르지 않을까 짐작할 뿐이다. 여기서 '끼'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어느 분야건 '끼'가 있는 사람이 출세한다고 한다. "끼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끼가 다분해야."만 인정을 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때 '끼'는 다름 아닌 '기'를 좀더 강하게 발음한 것인데, '기'가 충만하면 '끼'로 승화되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끼'가 개인의 능력을 말해주는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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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뻗은 각선미로 뭇남성을 유혹하는 레베카 로메인 스타모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커버에 그녀의 수영복 차림이 공개됐을 때 잡지 판매량이 두 배로 껑충 뛰었을 정도라고 외신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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