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99>赤之適齊也에 乘肥馬하고 衣輕裘라.…

赤之適齊也에 乘肥馬하고 衣輕裘라. 吾聞之也니 君子는 周急이오 不繼富니라.
‘논어’ 雍也(옹야)편의 이 일화는 재물에 대한 공자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한다. 제자 公西赤(공서적)이 齊(제)나라에 사절로 가게 됐다.
공서적의 字(자)는 子華(자화)로 외교의 예법에 밝았다. 다른 제자 염求(염구)가 공서적의 어머니에게 곡식을 보내자고 청하자 공자는 “여섯 말 넉 되를 보내라”고 했다. 염구가 더 보내자고 청하자 공자는 “열여섯 말을 보내라”고 했지만 염구는 여든 섬을 보냈다.
그러자 공자는 말했다. “赤(적)은 제나라로 갈 때 살찐 말을 타고 가벼운 갖옷을 입고 갔다. 나는 이런 말을 들었다. 군자는 곤궁한 사람은 도와주되 부유한 사람에게는 더 보태주지 않는 법이다라고.”
之(지)는 포유문의 주어와 술어를 이어준다. 適(적)은 ‘가다’의 뜻이다. 也(야)는 화제 제시의 기능을 한다.
乘(승)은 ‘타다’, 衣(의)는 ‘입다’이다. 肥馬(비마)는 살찐 말, 輕구(경구)는 가벼운 갖옷(가죽옷)이니 부유한 차림을 나타낸다. 吾(오)는 일인칭 주어이다.
吾聞之也(오문지야)의 也는 일단 호흡을 끊어준다. 周急(주급)의 周는 보탤 주(주)의 本字(본자·본래 자)이다. 急(급)은 窮迫(궁박)하여 火急(화급)함을 뜻한다. 不繼富(불계부)의 이을 繼(계)는 ‘여유 있거늘 더 보태준다’는 뜻이다.
공자는 ‘君子周急不繼富(군자주급불계부)’의 속담을 인용해서 이미 부유한 사람에게 부당한 이익을 더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온당한 봉급과 수당이라면 사양할 필요가 없겠지만 부당한 이익은 절대 챙겨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우리는 마음에 새겨야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한자 이야기]<600>犁牛之子가 騂且角이면 雖欲勿用이라도…

‘논어’ 雍也(옹야)편에서 공자가 제자 仲弓(중궁)을 평하여 한 말이다. 산천의 신에게 희생으로 바치는 송아지를 예로 들어 출신보다 개인 자체가 중요함을 가르쳤다.
犁(리)는 犁(려)와 같다. 쟁기질하다와 검다의 뜻일 때는 ‘려’, 얼룩소의 뜻일 때는 ‘리’로 읽는다. 犁牛之子(이우지자)는 얼룩소의 송아지라는 말이다. 성(성)은 털빛이 붉은 말을 가리킨다. 周(주)나라에서는 제사 때 붉은 소를 사용했다. 且(차)는 ‘또한∼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뿔 角(각)은 여기서는 뿔이 곧음을 가리킨다. 雖(수)는 ‘비록∼할지라도’라는 뜻의 접속사이다. 欲(욕)은 ‘∼하려고 한다’는 뜻이다.
勿(물)은 금지사로 쓰이지만, 여기선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用(용)은 제사에 씀을 말하고 山川(산천)은 산천의 신을 가리킨다. 其(기)는 앞말을 받아 강조하는 어조를 띤다. 舍(사)는 버릴 捨(사)의 본 글자이지, ‘집’이 아니다. 글 끝의 諸(저)는 지시와 의문의 어조를 나타낸다. ‘∼을 ∼하겠는가’로 풀이한다.
주자(주희)는 “얼룩소 송아지라도 붉은 털과 곧은 뿔을 지녔다면 산천의 신이 희생으로 받아주듯이, 아버지가 천하고 악하다 해도 그의 선량한 자식까지 버려지는 법은 없다”고 타일렀다고 풀이했다.
정약용은 犁牛를 ‘여우’(검은 소)로 보고, “검은 소의 송아지가 털이 붉고 뿔이 곧다면 천지 신에게 사용할 수는 없다고 해도 산천의 신에게까지 쓰이지 못하는 법은 없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아버지를 닮지 못한 不肖子(불초자)라도 노력하면 훌륭해질 수 있다고 격려한 말로 본 것이다. 풀이는 달라도, 개인의 인격과 노력을 力說(역설)했다고 본 점은 같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