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유사(龍潭遺詞) - 안심가(安心歌) - 4
무정세월여류파(無情歲月如流波)라
칠팔삭 지내나니
사월이라 초오일에
꿈일런가 잠일런가
천지가 아득해서
정신수습 못할러라
공중에서 외는 소리
천지가 진동할 때
집안사람 거동 보소
경황실색(驚惶失色) 하는 말이
애고 애고 내 팔자야
무삼 일로 이러한고
애고 애고 사람들아
약(藥)도사 못해 볼까
침침칠야(沈沈漆夜) 저문 밤에
눌로 대해 이 말할꼬
경황실색 우는 자식
구석마다 끼어 있고
댁의 거동 볼작시면
자방머리 행주치마
엎어지며 자빠지며
종종걸음 한창 할 때
공중에서 외는 소리
물구물공(勿懼勿恐) 하여스라
호천금궐(昊天金闕) 상제님을
네가 어찌 알까보냐
초야에 묻힌 인생
이리 될 줄 알았던가
개벽시(開闢時) 국초일(國初日)을
만지장서(滿紙長書) 나리시고
십이제국(十二諸國) 다 버리고
아국(我國) 운수 먼저 하네
그럭저럭 창황실색(𢠵惶失色)
정신수습 되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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