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유사(龍潭遺詞) - 몽중노소문답가(夢中老少問答歌) - 3
십 삭(朔)이 이미 되매 일일(一日)은 집 가운데
운무(雲霧)가 자욱하며 내금강(內金剛) 외금강(外金剛)이
두세 번 진동할 때 홀연히 산기(産氣) 있어
아들 아기 탄생하니 기남자(奇男子) 아닐런가
얼굴은 관옥(冠玉)이오 풍채는 두목지(杜牧之)라
그러그러 지내나니 오륙 세 되었더라
팔 세에 입학해서 허다한 만권시서(萬卷詩書)
무불통지(無不通知) 하여 내니 생이지지(生而知之) 방불(彷彿)하다
십 세를 지내나니 총명(聰明)은 사광(師曠)이오
지국이 비범(非凡)하고 재기(才氣) 과인(過人)하니
평생에 하는 근심 평생 효박(淆薄)한 이 세상에
군불군(君不君) 신불신(臣不臣)과 부불부(父不父) 자부자(子不子)를
주소 간晝宵間 탄식하니 울울한 그 회포는
흉중에 가득하되 아는 사람 전혀 없어
처자(妻子) 산업(産業) 다 버리고 팔도강산 다 밟아서
인심 풍속 살펴보니 무가내라 할 길 없네
우습다 세상사람 불고천명(不顧天命) 아닐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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