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회원신간

김춘기시집《어따 대고》2025.11.25.책만드는집

작성자김계정|작성시간25.12.29|조회수45 목록 댓글 0

시인의 말

살아온 날의 가르침으로, 매일 오는 첫날을 공손히 모신다.

곶자왈의 사철 푸른 녹나무와 하늘과 바람까지
가족으로 들여놓으니 마음이 멀리까지 닿는다

설렘으로 들렘으로 색소폰을 불고 캐리커처도 그리지만, 늘 시조가 곁을 지켜준다

2025년 늦가을날, 김춘기

해탈

태백산 눈사태에
늙은 주목 팔 꺾였다

천녀의 극한 수행
눈썹 꽃 핀 저 신선들

천탑은
또 다시 천년
하늘 뼈로 버틸 것이다

어따 대고

용광로 쇳물처럼
녹아내리는 심장

세방낙조 끓는 태양
수평선과 포옹한다

사랑은
끝이 없는 것
어따 대고, 나이를 대노




게으른 해 졸고 있는
뒤란 돌배나무에

울음마저 출가한
참매미 빈집 한 채

비움이
채움이라며
한 점 바람도 비웠다

신 주례사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참고 살라 해야 할까나

빨-주-노-초-파-남-보
개성주의 세상에서

두 성깔
서로 품으며
푸른 강물 되라 했다

곡선

늘상
바삐 지름길로
직진했던 나의 날들

그 길이
어떤 이데올로기라 쳐도

때로는
굽은 오솔길
아날로그 뒤돌아본다

궤변, 벼락거지

A후보는 아파트값
확 내리겠다 하구요
B후보는 무조건
제값 보장하겠답니다
우리는 벼락거지랍니다
그 괴물이
오르든, 내리든

유리천장 깨다

보라매공원 블록 틈새에 민들레꽃 핀다

백운대 벼랑에서 토종 소나무 큰다

보육원 살던 김방긋 희망보육원장 되었다


청년K, 아침

밤새운 별 귀가하자
새날 바로 문 연다

롯데타워 어깨 위로 도약하는 푸른 창공

반지하
창틈으로 배달되는
말라빠진 햇살 조각

증기 기관차

구십 평생 달려온
증기 기관차 아버지

휘굽은 철길 위에
그림자처럼 서계신다

강 건너
종착역에서
손짓하는 어머니

비치미오름에 피는 꽃

생각 없이 피는 꽃이
이 세상에 있을까나

비치미오름 가슴팍에
피고 지는 들꽃 무리

4.3 때
별이 된 아이들
여기 와서 울고 있다

독도

당신은 돌섬 아닌
바다 저 끝 끓는 심장

줄파도 막아내는
토종 고래 외고집이죠

반만년
척후병이죠, 금수강산 보물이죠

김춘기 선생님,
《어따 대고》출간을 축하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