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거미 수사법
임채성
무심코 걸린 전화 거미줄에 포박된다
끈덕지게 질긴 그물 벗어날 길은 없고
가만한 한숨 소리만 전화기를 울린다
저를 꽉 묶은 것은 핏줄일까 탯줄일까
자모로 분절된 시간 짜깁은 하루 위로
어머니 주름진 음성 기도문을 읊는다
날 선 칼이 끊어버린 유년의 도돌이표
쇠창살 줄을 타는 늑대거미 배를 보면
지난날 응고된 울음 피딱지로 앉는다
삐뚤이 훈장 같은 번호 하나 부여잡고
미완의 수사법을 참회록에 펼쳐놓는
전중이 젖은 노래가 담장을 넘고 있다
- 《시조21 》2025.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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