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가문비나무
김영란
세상에서 가장 외로워 기내스북에 올랐어요
사하라 아까시나무
제치고 1위라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묵묵히 견딘 세월
은따 위 왕따, 왕따 위 전따 그 위 찐따라는데
나야말로 왕따의 왕따 찐따란 건 아니겠죠
오늘은 달빛마저도
슬며시 비껴가네요
출생의 비밀을 이제야 알았어요
물도 해도 바람도 너무 낯선 먼 길에
극한의 외로움들이
이제야 밀려오네요
랜펄리라 부르지 말고 가문비라 불러줘요
막연한 그리움으로 차올랐던 슬픔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다정히 웃어요
* 1900년 초반 뉴질랜드 총독 랜펄리 경이 북반구의 가문비나무를 남극해 캠벨섬에 처음으로 심었다 하여 랜펄리나무라고 부른다.
- 《시조21 》2025.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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