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박화남
걸음을 보자마자 계단이 사라진다
등을 보인 우리는 한 방향을 고집하고
한 발을 들여놓으면
풀린 몸이 멈춘다
쉬운 것에 더 쉽게 몰려드는 우리들
가까이 다가가서 뒷모습만 읽는다
침묵은 늘 견고해서
돌아보지 못하고
무표정한 박스처럼 다음으로 옮겨진다
앞만 보고 사느라 역주행을 허락 않는
서로가 멈출 수 없어
거리에 배달된다
- 《시조21 》2025.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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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남
걸음을 보자마자 계단이 사라진다
등을 보인 우리는 한 방향을 고집하고
한 발을 들여놓으면
풀린 몸이 멈춘다
쉬운 것에 더 쉽게 몰려드는 우리들
가까이 다가가서 뒷모습만 읽는다
침묵은 늘 견고해서
돌아보지 못하고
무표정한 박스처럼 다음으로 옮겨진다
앞만 보고 사느라 역주행을 허락 않는
서로가 멈출 수 없어
거리에 배달된다
- 《시조21 》2025.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