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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밀당 / 말랑말랑한 그늘 / 박희정

작성자김덕남|작성시간25.04.15|조회수72 목록 댓글 0

밀당 

 

박희정

 

 

눈의 때를 밀듯 마음의 때를 밀듯

 

밀어낸다는 것은 언젠가 수용하는 일

 

사람아,

곁이 텅 빈 사람아,

도돌이표로 돌아올 사람아

 

 

 

말랑말랑한 그늘

 

박희정

 

 

한여름 볕살들이 드러누운 대서大署 무렵

 

내 오랜 그리움이 말랑말랑 겹쳐와

 

서운암 낮은 길목에 사뿐 내려앉는다

 

눈길 머문 야생화와 고분한 물길 사이

 

바람처럼 맴도는 기억, 숨바꼭질 또 하려는지

 

까무룩, 그림자 길어지고 너는 멀어지고

 

쟁쟁한 잔돌들과 종요로운 풍경들과

 

오랜 향기 꼭꼭 채운 장독대 언저리마다

 

우련히 깃드는 그늘, 너는 술래가 된다

 

 

- 박희정 시조집『말랑말랑한 그늘』 2025. 현대시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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