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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낙타 / 이달균

작성자김덕남|작성시간26.06.06|조회수39 목록 댓글 0

낙타 

 

이달균

 

 

등짐이 없어도 낙타는 걷는다

고색한 성채의 늙은 병사처럼

지워진 길 위의 생애, 여정은 고단하다

생을 다 걸어가면 죽음이 시작될까

오래 걸은 사람들의 낯익은 몸내음

떠나온 것들은 모두 모래가 되어 스러진다

모래는 저 홀로 길을 내지 않는다

동방의 먼 별들이 서역에 와서 지면

바람의 여윈 입자들은 사막의 길을 만든다

낙타는 걸어서 죽음에 닿는다

삐걱이는 관절들 삭아서 모래가 되는

머나먼 지평의 나날 낙타는 걷는다

 

 

-  조승래 시인 엮음『시에서 산문까지』 2026. 도서출판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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