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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가지고 싶은 거라고 해봐야 고작
시집 두어 권 펼쳐 놓을 책상 하나
아무리 머리 굴려도 들여놓을 틈이 없다
사글세 임대라도 얻었다는 기분으로
기쁘게 들어간 자식들의 빈자리
그마저 객이 절반을 차지해버린 공간
비집고 들어가 앉을 자리 방석만 하다
지친 몸 구겨 넣어 쪼그려 앉아본다
어깨를 토닥여주는 따스한 이 손길
허락도 없이 나보다 먼저 들어와
비좁은 방을 차지한 낯익은 침입자
창문을 왈칵 열었다
달빛이 웃고 있다
- 조승래 시인 엮음『시에서 산문까지』 2026. 도서출판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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