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김영란
손자의 장난감을 무료 나눔으로 받았다
작은 손들이 오래 쥐었다 놓은 자리
작동은 새것처럼 맑아 눈망울은 반짝였다
"잘 가지고 놀았어요" 과장 없는 그 한 줄이
새 장난감 설명서보다 믿음이 갔다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 온기가 남아서
공짜라서 고맙고 공짜인데도 멀쩡해서
세상은 아직 아이에게 건넬 무언가를
어디쯤 숨겨놓았나 찾아보고 싶어져
당신 곁에 나 있어도 돼?
당근이지
내 곁에 당신 있을 거야?
당근이지
저녁이 붉어지는 동안 당신 근처에 머문다
- 《서정과현실》 2026.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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