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땡볕 엑소더스
이수빈
올여름이 올 여름 중 제일로 시원하대
간에겐 기별을 보내도 답이 없고
교회는 안 나가지만 샌들 위엔 십자가
사랑을 모르니까 사랑 시를 쓰는 거야
옛 애인의 점심밥을 궁금히 여기며
요맘땐 김치말이 국수지 새콤하고 차갑게
의사는 짐승을 먹으라고 했지만
냉장고에 있는 건 베를린 스노우볼
어차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너나 나나
사실 나는 사랑을 꽤 안다고 할 수 있어
췌장이 녹을 듯한 꿀자두는 오천 원
짓무른 복숭아 과즙에 발목까지 젖는 것
- 《가히》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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