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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동백 지다/최중태

작성자김문억|작성시간26.06.21|조회수17 목록 댓글 0

동백 지다/최중태

 

 

무명(無明)만 잡초처럼 다옥한 절집 마당

제 목에 칼을 대고 동백이 자지러졌다

실없이 보낸 세월을 사정없이 베 버렸다.

 

 

무명만 잡초처럼 다옥한 절집 마당은 시작부터 음침한 분위기로 암울한 역사다.

여기에 생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자결하는 이차돈의 목이 딩굴고 있다. 빨갛다.

왕궁의 영화를 버리고 득도의 길을 찾아서 가출을 감행한 싯달타의 얼굴이다.

실없이 보낸 암울한 역사는 사정 두지 않고 베어버렸으니 옥함을 깨뜨리는 부활의 징조라.

떨어져서 더 아름다운 동백꽃은 지는 것부터 시작인 셈이고 보니 그 시조 참 장히 좋다. 최중태가 늘그막에 크게 될 징조라.

춘향이의 꿈을 해몽 해 주는 중 놈 만큼은 미치지 못 하지만 복채는 받지 않고 장군 집 돼지족발 한 접시로 뚱 치겠네.

 

추신: 날 보고 날카로운 눈으로 작품을 한 번 평 해 보라는 쥔장의 주문을 받고 초대받은 입장에서 빈손으로 갈 수는 없어 밥값이나 될랑가 하고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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