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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고삐를 풀다 / 정애경

작성자김덕남|작성시간26.06.22|조회수24 목록 댓글 0

고삐를 풀다 

 

정애경

 

 

부시리 몸부림에 옆 뱃전 들썩인다

코 베인 오랜 나날 정박지는 설레는데

찬바람 몸을 밀어도 나는 낡고 날지 못해

 

지는 해 이울도록 고삐에 묶인 내 코

아직 밝은 서쪽으로 물길을 내준 바다

오늘은 코치레 코뚜레 모두 물고 일어선다

 

천만 길 파도 넘어 눈부신 세상으로

다시는 돌아오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떠나는 낫개 부두엔 서쪽 하늘 유독 붉다

 

 

- 《가히》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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