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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비파의 계절 / 장영춘

작성자김덕남|작성시간26.06.22|조회수23 목록 댓글 0

비파의 계절 

 

장영춘

 

 

봄날은 아득하여 찬바람 살을 스치고

가을 녘 꽃을 피운 우리 집 비파나무

서슬찬 추위 속에도

묵묵히 견딘다

 

돌아서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 있던

외면했던 시간이 한걸음에 달려와

어제의 젖은 어깨 위

낮은 현을 울린다

 

오로지 너에게 닿을 수만 있다면

기척 없이 돌아선 긴 밤의 독백 속에

골목 끝 비파의 선율

가만히 맴돈다

 

 

- 《가히》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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