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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홍매紅梅 / 일몰 / 장계원

작성자김덕남|작성시간22.08.31|조회수105 목록 댓글 0

홍매紅梅

 

장계원

 

 

웃자라 넘친 가지 자르고 쳐냈건만

아픔도 기쁨이란 듯 남 몰래 붉어진 꽃

서너 개 피워낸 꽃잎 온 나무가 환하다

 

우러러 무릎 꿇리는 눈이 부신 저 결기

사념을 다 쳐내면 나도 저리 환하려나

또 하나 꽃잎이 필까, 설친 잠을 깨운다

 

 

 

일몰

 

장계원

 

 

산들한 바람처럼 당신께 닿으리라

고개 숙인 풀들에게 하루치 안부 묻고

잠잠히 두 손을 모아 긴 이야기 나누리라

 

낮게 내려설수록 점점 또렷한 당신

발목에 어릿대다 명치까지 잠겨들면

풀씨가 여물어 가듯 내 사랑도 영글 테지

 

잦아든 능선 위로 하나씩 별이 뜨면

풀벌레 날개 빌려 고요의 뜻 들으리라

나를 다 내려놓고서 당신께로 가리라

 

 

- 장계원 시조집 『낙서목간을 읽다』 2022. 목언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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