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막새의 달
이순권
숫눈 밟고 걸어오는 애벌구이 앳된 얼굴
눈에 괸 호수 팔랑, 배시시 웃음 흘린다
진양조 일렁인 달이
이지러진 생을 끌고
추녀 끝 무릎 꿇고 비손하는 연꽃 세상
만파식적 귀가 멀어 홀로 갇힌 하늘 아래
또다시 숨을 고르고
떠오른 여인의 달
날개 꺾인 토르소다, 솔기 없이 도담한 선
하현달 차오르는 하얀 법열 강물 이뤄
휘영청!
천년의 미소*
빛살 가득 여울진다
* 천년의 미소 : 신라 7세기 전반에 만든 막새기와로, 경주 영묘사 터에서 출토된 얼굴무늬수막새의 별칭.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된 이 수막새는 신라의 대표적 이미지 가운데 하나이다.
- 《정형시학》 2022.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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