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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조

신웅순의 시조이야기 29-언락(言樂) ‘벽사창이…’

작성자신웅순|작성시간17.07.15|조회수322 목록 댓글 0

 

언락(言樂) ‘벽사창이

 

 

 

 

중부대 교수, 석야 신웅순

 

가곡창을 부를 때는 남창은 남창대로 여창은 여창대로 남녀 교창은 교창대로 그 순서가 정해져있다. 남창은 선창, 여창은 후창으로 진행되다 남녀병창인 태평가에서 막을 내린다.

순서도 빠르기 순서대로 되어 있다. 초수대엽에서 삼수대엽까지는 느린 속도이고 농낙 곡조들은 중간 속도, 편 곡조들은 빠른 속도이다. 이도 만--, 대엽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가곡은 소용이를 중심으로 그 앞은 삭대엽 계열, 그 뒤는 농편 계열이다.

초수대엽으로 시작해서 이수대엽중거평거두거삼수대엽소용까지는 곡조들이 절제되어 있으나 언롱평롱우롱 등 농조에서는 절제된 곡이 풀리기 시작,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다가 계락우락언락 등 낙조에 이르러서는 흥이 최고조에 달해 가곡의 참 맛과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이 때 부르는 노래가 언락이다. 다음엔 편으로 이어져 곡조가 빠르게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흐트러졌던 옷매무새를 여미며 남녀가 함께 태평가를 부르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벽사창은 낙조 중 하나이다.

 

(초장) 벽사창이 어룬어룬커늘

(2) 임만 여겨 펼떡 뛰어나가보니

(3) 임은 아니 오고 명월이 만정한데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와서 긴 목을 휘어다가 깃다 듬는 그림자로다

(4) 맞초아

(5) 밤일세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우일뻔하여라

 

연정가이다. 벽사창 밖이 어른어른하거늘 임인 줄 알고 나가보았더니 임은 아니오고 달빛이 뜰에 가득한데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내려와 깃을 다듬는 그림자로구나. 때마침 밤이였기에 망정이지 낮이었으면 남을 웃길 뻔하지 않았는가.

지나가는 구름 그림자를 봉황이 내려와 깃 다듬는 그림자로 착각,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수다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밤이었기에 망정이지 환히 보이는 대낮이었으면 어쩔 뻔 했을 것이냐는 것이다. 우스꽝스럽게 희화화, 독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언락은 우락의 파생곡으로 우락과 대가 된다. 언락의 언()은 엇(()의 변화된 음으로언락시조라고도 하며 지르는 낙시조라고도 한다. 우락은 처음은 낮은 음으로 시작하고 언락은 높은 음으로 질러댄다. 이 곡은 여창가곡에는 없고 남창가곡에만 있다.

청구영언에는 곡태를 꽃이 아침이슬을 머금은 듯 변화가 무궁하다(花含朝露 變態無窮).”고 하였으며 해동가요에서는 '태평스러운 바람이 물결처럼 부는 날에 꽃이 만발한 봄의 성(堯風湯日,花爛春城) 같다고 묘사하고 있다. 담담하면서도 흐르는 물같이, 흔들리는 버들같이 치렁치렁 멋들어진 곡이다. 노랫말도 가락도 이 곡에는 안성맞춤이다.

일청이조(一淸二調)’라는 말이 있다. 첫째는 목청, 다음이 노래 가락이라는 뜻이다. 가곡은 천부의 자질 즉 좋은 목소리를 타고나지 않으면, 대성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맑고 깨끗한 목청이 먼저이고 여기에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득음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시조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부를 수 있으나 가곡은 전문 가객이 아니면 부르기가 쉽지 않다. 밀고, 당기고, 흘리고, 올리고, 흔들고, 접고 하는 등 많은 음의 기교를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하규일 전창으로 벽사창이·백구는·일월성진도·아흔아홉 ·푸른산중· 신라성대6곡이 전하고 있다.

 

- THE MOVE 7 JURY.20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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