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이 뽑은 2024 올해의 좋은 시조>
선퇴
곽종희
느티나무 둥치 위에 매미 허물 붙어 있다
누천년 윤회 벗고 우화등선하였는지
등허리 뚫고 나간 흔적
칼로 벤 듯 선명하다
박물관 속 고승의
금란가사만 같아서
미련 없이 버리고 갈
빈 둥지만 같아서
허물을 감추기만 한
나 자신도 비춰진다
갈맷빛 소란 가둬 하안거 든 곡비의 집
수많은 탈피 끝에 알곡만은 쟁여두고
부서질 껍질만 남은
마른 몸의 엄마도 같은,
- 《정형시학》2024. 여름호
- 《다층》2024. 겨울호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