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의 길 외 2편
김희운
땀 범벅 박힌 울음
억새 밑동 묵혔는데
더부살이 허물어져
한 움큼 종소리로
바라밀 쏟아낸다지
가보지 않은 길이라지
나, 누구, 몰라요
노을 진 당신
삐걱대던 하루는
믹스커피 멍한 식탁에 당겨 앉은 낙상 조심
요양원 자필서명만
보랏빛으로 흔들린다
얼굴 이름 몰라요
오돌토돌 또 하루는
헛숨 섞은 물 한잔에 잠시 잠시 아주 잠시
나, 누구, 미숙이, 큰딸,
섧던 눈물 환하다
진골목 미도다방
쌍화차 찻잔마저 수다 고픈 그런 날
정 여사는 고장 난 시계 툭툭 치다가
골목 끝 마모된 시간 한소끔 불러낸다
혼자 품은 사연들을 고명으로 얹혀가며
바싹 마른 누구누구 덤덤히 홀짝이다
새활용‘해변의 여인’풀어낸 가을 한 켠
방향 잃은 연애편지 차향으로 읽던 오후
더듬던 옛날 기억 마디마디 왈칵해지면
누런빛 액자 속으로 또 하루가 덧붙는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