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들의 삶과 함께 한 참나무 : 참나무 숲의 이해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웠던 우리 선조들에게 도토리묵을 비롯하여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참나무는 고마운 존재였다. 도토리가 열리는 가을이 되면 온 가족이 산 속을 돌아다니며 도토리를 줍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지금이야 도토리묵을 별미 정도로 즐기지만 옛날에 도토리를 줍는 일은 생존을 위한 필사의 몸부림이었다. 오죽했으면 많은 나무중에서 참나무를 진짜나무(참나무)라고 불렀을까. 속담에 들농사가 흉년 들면 산농사가 풍년든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것은 참나무가 꽃을 피워 꽃가루 받이를 하는 시기에 비가 많이 오면 벼농사에는 아주 좋지만, 바람에 의해 꽃가루받이를 하는 참나무는 수분을 하지 못하여 도토리가 적게 열리는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반대로 비가 적게 오면 쌀농사가 흉년이 드는 대신 참나무는 왕성한 꽃가루받이로 도토리를 많이 열어 우리 조상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어 선조들의 삶과 함께 해왔다.
우리나라 숲은 식재림이나 소나무군락 다음에 들어오는 나무가 바로 참나무 군락이다. 우리 주변의 산을 돌아보면 소나무나 다른 나무 군락 밑에 참나무 종류가 침입하여 커 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일부는 참나무 군락으로 완전히 바뀐 곳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보이는 참나무의 종류와 한해살이, 그리고 참나무 숲의 생태적 특징을 공부하며, 참나무가 다른 나무들 사이에서 어떻게 자라며 숲의 주인이 되어 가는지를 살펴보자.
▶ 참나무란 이름을 가진 나무는 없다.
우리가 부르는 참나무는 도토리와 같은 딱딱한 껍질의 열매(견과)를 맺는 나무들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지 참나무란 이름을 가진 나무는 없다. 우리나라에 자라는 참나무 종류에는 13가지가 있는데, 6종류는 잎을 떨구지 않는 상록성 나무로 주로 남부지방과 섬지방에서 자라 우리 주변에서는 볼 수 없고, 상수리나무, 밤나무를 비롯하여 가을에 잎을 떨구는 7가지 종류의 참나무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나무의 잎과 줄기, 열매의 모양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산에 오르며 각기 다른 참나무 잎을 모아 비교하여 우리 주변에 자라는 어떤 참나무 종류들이 자라고 있는지 찾아보자. 그리고 참나무 종류들은 기후와 토양이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나무가 나타나는데 어떤 참나무가 자라는 지를 보고 주변 환경과 기후가 어떤지 알 수 있다.
① 상수리나무, 밤나무: 햇볕이 잘 들고 수분이 풍부한 인가주변이나 낮은 야산에 주로 분포한다. 추위에 견디는 능력은 강하나 그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② 갈참나무 : 상수리나무, 졸참나무와 함께 어울려 자라며 흙이 깊고 물과 양분이 풍부한 땅에서 잘 자라고 그늘에서도 견디는 능력이 있다.
③ 졸참나무 : 햇볕이 잘 들고 흙이 깊은 완만한 경사가 있는 땅에서 잘 자란다.
④ 신갈나무 : 주로 높은 산에 분포하고 건조한 지역에서도 자란다.
⑤ 떡갈나무 : 햇볕이 잘 드는 800m 이하의 낮은 야산지대에 분포하고, 흙이 깊고 물과 양분이 풍부한 땅을 좋아하나 건조한 땅에서도 견딜 수 있다.
⑥ 굴참나무 : 햇볕을 많이 받고 척박하고 건조한 땅에서 잘 자란다.
|
수분의 양 |
나무이름 |
그늘에 견디는 능력 |
생육지 조건 |
수직적 분포 |
|
습기를 머금은 땅 |
상수리나무 |
약 |
낮은 야산과 구릉지대 |
800m 이하 |
|
갈참나무 |
약 |
습기가 있는 계곡 |
50~1000m | |
|
떡갈나무 |
약 |
산의양지, 해변지대 |
800m이하 | |
|
많은 습기 |
졸참나무 |
약 |
산의양지 |
100~1800m |
|
건조한 땅 |
신갈나무 |
중 |
깊은산 중턱이상 |
100~1800m |
|
굴참나무 |
약 |
산중턱이상 양지 |
50~1200m |
▶ 참나무의 한해살이
①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제공하여 씨앗을 확산시키는 참나무
가을에 땅에 떨어진 도토리는 땅이나 낙엽에 적당한 수분만 있으면 야생에서도 70%이상 싹을 틔운다. 그러나 낙엽이 두껍게 쌓인 곳에 떨어지면 땅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설사 뿌리를 낸다 하더라도 그늘이 부족한 큰 나무 밑에서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그러나 청설모, 다람쥐와 같은 야생동물들은 땅속에 도토리를 저장하여 겨울에 먹이로 사용하는데, 이러한 야생동물의 습성으로 도토리가 멀리 옮겨지고, 80% 정도를 먹어치워 참나무가 많은 피해를 보는 것 같지만, 참나무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희생을 통해 도토리를 멀리 보내고 확실하게 싹을 틔우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② 그늘에서도 꿋꿋이 견디는 참나무의 환경적응
일단 싹이 튼 도토리는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그늘에서 꿋꿋이 버티며 성장하다가 조그만 빛이 아래로 내려오면 급속히 성장하여 큰나무와 경쟁하게 된다. 햇볕을 좋아하는 소나무의 경우 햇볕이 차단되면 성장이 부진하고 말라 죽는데 비해, 참나무는 햇볕이 부족한 그늘에서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졸참나무의 경우 95%이상 햇볕이 차단된 그늘에서도 오랫동안 적응하며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렇게 그늘에서 버티며 살 수 있는 적응능력 때문에 먼저 들어온 다른 나무들을 물리치고 숲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만 자랄 수 있는 소나무는 참나무에 비해 그늘에 견디는 능력도 부족하고 성장속도로 느리기 때문에 참나무에게 서식지를 빼앗기고 햇볕이 잘 들고 영양분이 부족한 척박한 암석지대나 건조한 땅으로 쫓겨나게 된다. 그리고 참나무는 땅위의 부분이 말라죽어도 뿌리에서 새로운 줄기를 내는 능력(맹아력)이 있어 산불이나 벌목에 의해 숲이 파괴되어도 바로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③ 참나무의 한해살이
참나무는 4~5월에 수꽃과 암꽃이 한나무에서 피는데, 수꽃은 꽃대가 연하여 밑으로 처지는 모습이고(미상화서), 암꽃은 윗부분에 곧추서게 핀다. 잎은 꽃과 함께 나오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연한 연두빛으로 새순이 나오고 점차 자라며 녹색으로 변해간다.
한 나무에서 나온 잎의 크기도 햇볕이 잘 드는 윗부분과 잘 들지 않는 아랫부분의 크기가 다르다. 윗부분의 잎을 양엽이라 하고 아랫부분의 잎을 음엽이라 부르는데 음엽이 양엽보다 크고 조직이 두껍다. 이것은 각 잎들이 광합성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나무의 적응방법으로 나무의 각 부분의 잎의 크기와 두께를 자로 재보면 이러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참나무는 종류마다 열매를 맺는 시기와 모양이 다른데,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는 봄에 꽃을 피워 다음해 가을에 둥근 열매를 맺는 데 비해, 다른 참나무들은 봄에 꽃을 피워 그해 가을에 길쭉한 열매를 맺는다. 2년마다 열매를 맺는 나무들을 둥근모양의 상수리를 맺고, 1년마다 열매를 맺는 갈참, 졸참, 신갈, 떡갈나무는 길쭉한 도토리를 맺는다.
▶ 참나무와 함께 자라는 나무와 풀
여러 종류의 숲을 주의깊게 관찰해보면 식물군락마다 함께 어울려 자라는 나무와 풀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식물이 자라는데 적합한 환경이 있을 뿐 아니라 식물 스스로 토양과 환경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들이 어울려 자라기 때문이다. 주변 산의 참나무 숲에 어떤 나무와 풀이 있는지 조사하여 다른 식물군락에 자라는 것들과 비교해 보자.
▶ 참나무 숲에 자라는 곤충
요즘 산에 오르며 나뭇잎이나 줄기에 기어 다니면서 잎을 갉아 먹거나 즙을 빨아먹는 곤충의 유충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곤충들은 숲의 1차소비자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그리고 곤충이 좋아하는 먹이가 한정돼 있고, 행동범위와 생활권이 좁기 때문에 각 나무마다 살고 있는 곤충의 종류가 다를 뿐 아니라 심지어 나무의 각 부분마다 서식하는 곤충이 다르다. 각 나무에 살고 있는 곤충은 어떤 것이 있고, 이 곤충을 잡아먹는 새나 파충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 조사해 보면 숲의 생태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현장에서 날아 다니는 곤충이나 애벌레를 발견하면 나무의 종류와 곤충이 먹는 먹이를 기록하고 곤충의 모양을 특징을 기록하면 도감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참나무에는 400여종이나 되는 많은 곤충이 살고 있는데, 현재 민족교육연구모임에서는 참나무를 비롯하여 각 식물의 서식하는 곤충의 특징과 생태를 현재 누구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있다.
▶ 참나무 숲(낙엽활엽수림)에 사는 새
새들도 환경과 먹이에 따라 사는 곳이 구분되는데 숲에 사는 새의 경우, 먹이와 식생이 빈약한 소나무 숲보다는 울창한 낙엽활렵수림지에 더 많은 새들이 살고 있다. 참나무 숲을 비롯하여 대표적인 낙엽활엽수림에 사는 새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멧비둘기, 뻐꾸기, 소쩍새, 큰소쩍새, 올빼미, 쏙독새, 지빠귀종류, 청딱따구리, 까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산솔새, 숲새, 흰눈섭황금새, 노랑딱새, 큰유리새, 곤줄박이, 박새류, 동고비, 꾀꼬리, 어치,
표 1. 참나무 숲의 특징과 어울려 자라는 나무와 풀
|
식물군락명 |
군락특징과 서식지 |
수 반 종 |
|
신갈나무군락 |
냉온대 산지대, 산중턱(山腹) 이상에서 단순한숲(純林)을 이룸 |
쪽동백나무, 물푸레나무, 노린재나무, 철쭉꽃, 단풍취, 꽃며느리밥풀, 선밀나물, 대사초, 파리풀, 둥글레 |
|
신갈졸참나무 |
자연림 및 이차림, 냉온대 산지대, 산중턱이하 |
생강나무, 산쑥, 그늘사초 |
|
신갈소나무 |
낙엽수침엽수혼합림 |
조록싸리, 싸리, 큰애기나리 |
|
신갈상수리 |
중부지방 낮은 야산 |
국수나무, 물푸레나무, 왁살고사리, 참산부추, 국화마, 산거울 |
|
신갈굴참 |
다소 경사진 사면 |
땅비싸리, 삽주, 애기나리 |
|
졸참나무군락 |
표고 100~1800m 산기슭(山麓)이나 계곡의 양지 |
생강나무, 당단풍, 단풍취, 참취, 제비꽃, 그늘사초 |
|
졸참갈참 |
|
노린재나무, 작살나무 |
|
졸참상수리 |
|
조록싸리, 싸리, 그늘사초 |
|
졸참신갈 |
|
당단풍, 생강, 그늘사초, 애기나리 |
|
졸참소나무 |
낙?침엽수 혼합림 |
진달래, 철쭉꽃, 그늘사초, 꽃며느리밥풀, 산거울, 기름새 |
|
굴참나무군락 |
전국분포, 50~1200m 남쪽(향) 산기슭과 중턱 |
노린재나무, 산거울, 삽주, 애기나리, 큰새풀, 맑은대쑥 |
|
굴참신갈 |
|
생강나무, 그늘사초, 미역취, 삽주, 산구절초, 맑은대쑥 |
|
굴참졸참 |
|
노린재, 생강, 애기나리, 미역취 |
|
굴참소나무 |
|
굴참, 떡갈, 진달래, 기름새, 산거울, 청미래덩굴 |
|
갈참나무군락 |
전국분포, 50~1,000m |
노린재, 애기나리, 조릿대 |
|
상수리나무군락 |
전국분포, 800m이하 산기슭양지 |
떡갈나무, 주름조개풀, 그늘사초, 쑥, 억새, 기름새 |
|
상수리졸참 |
이차림, 저지~산지대, 구릉지 |
국수나무, 싸리, 땅비싸리, 주름조개풀, 그늘사초 |
|
상수리굴참 |
|
싸리, 땅비싸리, 억새, 기름새 |
|
상수리소나무 |
|
진달래, 철쭉꽃, 싸리, 기름새, 청미래덩굴 |
|
떡갈나무군락 |
전국분포, 800m이하 산기슭과 중턱 |
물푸레나무, 개옻나무, 철쭉꽃, 큰새풀, 싸리, 파리풀 |
※소나무와 참나무를 통해 배우는 숲 생태계( 정리 : 최상일)
[출처] ● 민중들의 삶과 함께 한 참나무 : 참나무 숲의 이해|작성자 할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