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濟度)되지 못한 자로 하여금 제도되게 하고, 알지 못한 자로 하여금 알게 하며, 편안하지 못한 자로 하여금 편안하게 하고, 열반(涅槃)을 못한 자로 하여금 열반을 얻게 하느니라. 지금 세상과 뒤의 세상을 실상과 같이 아나니,"
부처님은 아직 괴로움의 세계를 헤매는 사람은 거기서 구출하며, 아직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거기에서 해방시키며, 아직 평안한 경지에 이르는 길(道)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 길(道)을 가리키며, 아직 절대 평화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 경지에 이르게 한다는 뜻입니다. "중생을 어떻게 구제해야 하는가…"라는 부처님의 원(願)이 이 한구(一句) 가운데 다 담고 있는 것입니다.
제도(濟度)란 변화가 많은 세상을 지나 그 세상의 변화로부터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현상(現象)에 휘둘리는 미(迷)의 세계(이 언덕=此岸)에서 현상에 집착되지 않는 진리에 따라 사는 저쪽 언덕(彼岸)에로 건너게 한다는 것입니다. 즉 괴로움의 세계에서의 구제입니다. 우리는 미혹해 있는 사람 즉, 범부이고, 깨달은 사람은 성인이며, 이 범부와 성인의 경계가 바로 제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도(濟度)되지 못한 자`란 우리 범부중생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직 괴로움의 세계에서 헤매고 있는 자가 한 사람이라도 남아있는 한 반드시 그를 구제하겠다"고 하는 것이 부처님의 서원인 것입니다.
`알지 못한 자`란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지 못한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전을 읽고 교리책을 본다고 알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완전히 알지 못하면 결코 미혹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대충 안 것은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위의 경문에서 `알게 하며`라고 하는 것은 해방(解放)의 뜻입니다. 중생을 번뇌의 속박에서 풀어준다는 것입니다. "아직 번뇌에 휘둘리어 미(迷)한 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는 한 거기서 반드시 해방시키겠다"는 것이 부처님의 서원입니다.
`편안하지 못한 자`란 자신이 성불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지 못한 사람을 말합니다. 법화경에서는 말법에 법화경을 수지(受持)하는 우리 중생들에게도 수기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확신을 가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믿음을 굳건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누구에게나 있는 부처님이 될 종자(佛性, 佛種)를 고이 키워 뿌리를 내리게 하면 줄기와 가지와 잎을 낼 수 있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이처럼 인간으로서 진실로 평안한 경지에 이르는 길(道)을 모르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는 한, 그 길에로 인도하지 않고서는 안되겠다는 것이 부처님의 서원입니다.
`열반(涅槃)을 못한 자`란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지 못한 자입니다. 열반을 얻는다 함은, 절대평화의 세계에 든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모든 인간을 한 사람도 남김 없이 절대평화의 경지까지 인도하지 않는 한 결코 교화의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서원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구원실성(久遠實成)의 본불(本佛)이시지만, 말세의 우리와 같은 범부중생을 제도하고, 알게 하고, 편안하게 하고 또 열반을 얻게 해 주시기 위하여 이 세상에 인간의 몸(應身)으로 방편 출세하신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 광대무변한 부처님의 서원을 다만 부처님의 서원으로서 "고마운 일이다 또는 반드시 우리는 구제된다"하고 단순히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우선 우리들은 이 부처님의 서원에 응(應)하여 부처님의 마음에 반드시 들어맞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즉 현상세계에만 마음을 빼앗겨 탐욕을 마음대로 해온 이제까지의 생활방식을 고치지 않으면 안됩니다. 자기중심의 집착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서, 많은 사람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남과 다투고 자연을 파괴하는 일은 하지말고 항상 남과의 조화(調和)에 힘쓰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노력을 해야만 부처님의 서원과 감응도교(感應道交)하여 거기에 구제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이 서원은 부처님의 서원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자기 자신도 이와 같은 서원을 갖지 않으면 안됩니다. 한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을 조금이라도 괴로움에서 구제하고, 미(迷)에서 벗어나게 하며, 대안심(大安心)에의 길(道)을 가르쳐 주고자 하는 원을 갖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것이 이 세계에 항구적(恒久的) 평화를 세우는 것이 되며 또한 이것이 보살행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