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如來)가 설 한 법은 한 형상이며, 한 맛이라, 이른바 해탈상(解脫相)이며, 이상(離相)이며, 멸상(滅相)이니, 궁극에는 일체 종지(種智)에 이르느니라."
해탈상(解脫相)이란 생사(生死)를 떠나는 것입니다. 여기서 생사란 인생의 고(苦)를 말하며, 고(苦)는 미혹에서 비롯되므로 생사를 떠난다는 말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미혹하지 않음을 말합니다. 소승에서의 열반이란 이 세상을 싫어하는 마음을 내고, 이 세상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부처님의 진정한 가르침인 자비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승은 성불하지 못한다고 여러 경전에서 성문제자들을 책망하셨던 것입니다.
이상(離相)은 편공(偏空)을 떠나는 것입니다. 편공은 공에 기운다는 뜻으로 공(空)은 무차별, 평등이고 또한 세상을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니까 편공은 앞의 해탈상에 기우는 것으로 깨달은 자기와 미혹한 세상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미혹한 중생들을 구제하기보다는 그러한 중생들과의 관계를 맺는 것을 싫어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이상이란 그러한 편공을 떠나서 중생구제의 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멸상(滅相)이란 자타(自他)의 구별은 완전히 멸(滅)하는 것으로 곧 부처님의 마음입니다. 이상(離相)의 상태에서는 중생구제의 자비심을 일으키긴 하지만 구원하는 자기(自己)와 구원받는 타인(他人)이라고 하는 자타(自他)를 구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멸상(滅相)에서 그러한 구분을 완전히 멸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처음에는 미혹의 집착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세상을 싫어하는 마음(聲聞乘과 緣覺乘)을 일으키게 하고, 다음에는 세상에서 벗어나 혼자 깨달았다는 그러한 생각에서 벗어나 중생을 구제하려는 마음(菩薩乘)을 일으키게 하며, 마지막으로는 자타(自他)를 하나로 해서 무연(無緣)의 자비로서 일체중생을 구원하는 마음(一佛乘)을 일으키게 합니다. 이것이 부처님 일대(一代) 교설(敎說)에서의 설법순서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