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대사는 다시 이것을 7종의 방편위(方便位)에 배당했습니다. 7방편위란 불교의 목표인 깨달음을 얻는데 있어 먼저 거쳐야 할 수행의 단계가 일곱이 있음을 말합니다.
우선 천태대사는 3초 2목(三草二木) 중의 작은 약초(藥草)를 인천승(人天乘)이라 했습니다. 인천승은 육도윤회(六道輪廻)하는 범부중생의 세계 가운데 가장 복되고 보람있으며, 즐거움이 있는 비교적 행복한 세계이기 때문에 약초에 비유한 것입니다. 지옥(地獄)이나 축생계(畜生界) 등의 악도(惡道)는 고통스럽고 죄악과 암흑에 가득한 세계이므로 그것을 풀에 비유한다면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잡초(雜草)나 독초(毒草)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세계, 하늘세계는 범부중생(凡夫衆生)의 세계 가운데에서는 약초(藥草)라 한 것입니다.
다음의 중간 약초(中藥草)에 대해서는 이승(二乘)의 열반, 해탈, 깨달음에 비유했습니다. 연각(緣覺), 성문(聲聞)의 이승(二乘)들은 번뇌를 끊고, 분별심(分別心)을 여의어 생사를 떠난 해탈상(解脫相)을 성취한 이들이므로 이미 범부의 세계가 아닙니다. 깨달음을 얻은 성인(聖人)의 경지인 것입니다. 그러나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얻어 열반을 성취했다 하더라도 아직 이상(離相)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천태대사는 최초의 깨달음의 단계인 소승의 경지를 중간 약초에 견주었던 것입니다.
다음의 큰 약초(藥草)는 소승교(小乘敎)에서 말하는 보살행(菩薩行), 성불행(成佛行)에 비유했습니다. 소승에서 생각하는 보살도(菩薩道)는 실제로는 성불의 대보살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소승은 무한(無限)광대(廣大)하고 심오(深奧)무량(無量)한 대보살행(大菩薩行)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중생구제를 위해 방편으로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출세(出世)하신 부처님이 인생무상(人生無常)과 생노병사(生老病死)의 고해(苦海)를 벗어나기 위해 고민하다가 출가하여 6년 고행 끝에 붓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마왕(魔王)을 항복 받고 비로소 성불(成佛)했다고 하는 단순하고 인간적인 부처님만을 생각하는 성불관(成佛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의 부처님과는 거리가 먼 소승적인 불타관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연각의 깨달음의 경지에서는 그렇게 밖에는 알 수 없는 것일 뿐입니다. 성문(聲聞), 연각(緣覺)은 단지 번뇌를 끊은 깨달음은 얻었지만 번뇌 이면(裏面)의 깊은 마음으로 남아 있는 무명(無明)을 끊은 보살(菩薩)의 크고 깊은 깨달음은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에 구원실성의 부처님은 알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다음에 작은 나무와 큰 나무의 2목(木)은 대승(大乘)의 대비보살(大悲菩薩)의 경우에 배당(配當)하는데 처음의 작은 나무는 대승시교(大乘始敎:초급 또는 입문의 단계)의 보살에 비유하고, 나중의 큰 나무는 대비보살 곧 한량없는 중생을 두루 제도하는 지상(地上)의 보살에 비유하였습니다
천태대사는 다시 작은 나무(小樹)를 통교(通敎)의 보살에, 큰 나무(大樹)를 별교(別敎)의 보살에 비유하였습니다. 통교보살이란 소승의 경지를 지나 대승의 진리에 들어오긴 했지만 아직 대승의 구경(究竟)의 진리를 체득한 대보살의 경지에는 진입하지 못한 보살을 뜻합니다. 학교의 교육과정에 비유하면, 인간세계, 하늘나라(작은 약초)는 아직 학교에 입학하기 이전의 어린아이 시절에, 소승의 성문, 연각(중간 약초)은 초등학생에, 소승 장교(藏敎)의 보살(큰 약초)은 중학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교(通敎)의 보살(작은 나무)은 고등학생 내지 전문대학생에, 별교(別敎)의 보살(큰 나무)은 대학생에 비유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학생에 비유되는 최후의 별교(別敎:화엄경에 의지한 보살) 보살이라 해도 대승불교의 구경적인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불의 구경의 경지는 법화경의 일불승(一佛乘)의 원교(圓敎)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화엄경에도 일불승의 원교(圓敎)의 정신이 있지만, 그것은 부처님이 성도하신 직후 21일 동안에 설하신 것이므로 법신(法身:地上)보살만이 알아들었을 뿐, 현세의 인간은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법문(法門)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원교가 드러난 것은 법화경을 설한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상 설명한 3초 2목의 인천교, 소승, 장교보살, 통교보살, 별교보살의 가르침은 결국 원교(圓敎)의 일승법(一乘法)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이고 다 같이 성불(成佛)을 이루기 위한 일지(一地)의 소생(所生) 즉, 동일한 땅에서 자라난 것이라고 천태대사는 규정했습니다. 다시 학교교육에 비유하자면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나 대학에서의 교육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인간을 양성하기 위함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똑 같이 귀중하고 또한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음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