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구수한 방귀 뀐다 뽕나무!
가자 가자 가자 감나무
오자 오자 오자 옻나무
십리에 절반은 오리나무
열아홉 다음에 스무나무
방귀 뽕뽕 뀐다 뽕나무
아무리 낯에 봐도 밤나무
다섯 동강이 난 오동나무
덜덜 떠는 사시나무
바람 솔솔 불어 소나무
따끔 따금 따끔 가시나무
너하고 나하고 살구나무
거짓말 못해요 참나무
쪽쪽 입 맟춘다 쪽나무
마당 쓸어라 싸리나무
자다 잣 빠졌다 잣나무
앵돌아진 앵두나무
단순한 음률로 콧노래를 부르게 하는 동요가 있습니다.
고개 끄덕이게 하는 노랫말입니다.
어찌나 장난스런 노랫말인지 혼자서 빙긋 웃어 봅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숲을 들여다보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나무들입니다.
도로의 이정표 역할로 5리마다 심었던 오리나무. 그리고 10리마다 심었던 시무나무가 있는데, 이 동요에서는 19다음의 숫자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시큼한 꽃향기를 뿜던 밤나무는 길게 발음해야하고, 낯의 반대로 밤을 이야기 할 때 는 짧게 발음합니다. 「밤: 」과 「밤」의 절묘한 만남입니다.
잎자루가 길고 뒤틀어져 붙어있어 유난히 잘 흔들리는 사시나무 잎, 그리하여 사시나무 떨 듯 마음 조아리며 떨었던 기억들이 모두에게 있을 것 입니다.
아이들은 ‘뽕’소리만 나면 웃음을 참느라 여기저기 키득거리기 시작합니다.
우리말은 된소리가 나면 조금 거칠게 들리기도 하고 어딘가 모르게 오감을 자극하는 소리로 들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누구나 생명이 있는 것들의 생리작용으로 음식물이 배속에서 소화,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겨나 몸 밖으로 배출되는 무색의 기체가 방귀입니다.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 바로 방귀일 것입니다.
바로 이 방귀소리를 닮은 뽕나무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실제로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를 먹으면 소화가 잘 되어 방귀를 잘 뀌게 된다고 하니 나무의 이름을 처음으로 뽕나무라 이름 지은 사람은 이 열매가 주는 약효까지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뽕나무는 나무 전체가 생활 속에 녹아들어 우리민족과 함께 자라온 나무입니다.
잎은 가장자리에 조금은 둔한 톱니가 있으며 앞 다투어 피는 봄꽃들이 모두 지고나면 잎겨드랑이에서 연한 초록빛깔의 꽃이 핍니다. 꽃샘추위를 맞이하지 않고 따뜻한 햇살로 열매를 만들려는 지혜를 갖춘 나무입니다. 잎을 따면 끈끈한 진액이 나옵니다. 잎을 씹어보면서 생각합니다. 잠깐이지만 누에가 되어 봅니다. 누에도 나와 같은 맛으로 느낄까?
씹을수록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행복하게 만듭니다.
또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는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집니다.
5월경에 열매모양을 한 꽃이 피고 그 모양 그대로 오디가 익어 갑니다.
연두 빛에서 붉은색으로 그리고 까만색으로 익어 우리의 입을 달콤하게 해줍니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의 반가운 간식거리가 지금은 건강식품으로 추억의 먹을거리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손과 입이 모두 붉게 물들어 오디 먹은 티를 톡톡히 내는 자랑스런 먹을거리입니다. 오디를 따먹고 나면 모두 혀를 길게 늘어트려 까맣게 물든 서로의 혀를 보고 웃어보기도 합니다. 오디는 열매를 바로 먹기도 하지만 술을 담가 먹기도 하고 잼이나 효소 등으로 이용되어 지기도 합니다. 변비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소화가 잘되어 방귀를 잘 뀌게 하니 당연히 변비에 효과가 있겠지요?
한방에서는 뽕나무의 겉껍질을 벗겨낸 뿌리를 상백피라 하여 약재로 쓴다고 합니다.
머리카락을 윤기 있고 부드럽게 해주며 탈모에도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그 쓰임새가 요긴한 이 뽕나무는 누에의 먹이입니다.
지금은 누에를 키우기 위해 뽕나무를 재배하기 보다는 인간을 위한 약재로 키우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이 누에는 신라시대 박혁거세 때부터 뽕나무 심기를 권장하며 누에를 키웠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파트와 빌딩이 숲을 이룬 잠실(蠶室)이 바로 누에를 키우던 곳이란 뜻입니다.
누에치기는 농경문화와 함께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뽕나무가 잘 자라고 누에치기가 잘 되게 해달라고 제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 제사는 마두랑(馬頭郞)입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한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집을 나간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딸을 위해 어머니는 아버지를 데려오는 사람에게 딸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러자 그 집에서 키우던 말이 달려 나가 아버지를 말에 태우고 돌아옵니다.
그 말은 남몰래 딸을 흠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후 말은 그 딸만 보면 사랑하는 마음에 울부짖고 아버지는 결국 그 말을 죽이고 가죽을 얻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 딸이 그 말가죽 옆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그 가죽이 딸을 싸 가지고 사라져 버립니다. 며칠 후 그 딸은 누에로 변하여 뽕나무에 걸려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이 딸을 마두랑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말가죽을 누에 곁에 걸어 놓고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런 뽕나무가 더욱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뽕나무에 얽힌 속담 ‘임도 보고 뽕도 따고’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남녀가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던 시절 뽕잎을 핑계로 바구니 들고 나가 데이트를 즐겼던 것입니다.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효과를 얻을 때 우리는 이 속담을 사용합니다.
이제 여름방학이 다가 옵니다. 임도보고 보고 뽕도 따는 계획,
그 계획서 옆에 누에를 그려 놓고 속담을 적어 건강한 여름나기에 도전 해보세요.
<열매 오디>
<강원도 기념물 제 7호 정선 봉양리 뽕나무>
[출처 : 네이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