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자] 牽制(견제)
권력을 牽制해야 할 세력이 권력과 결탁한다면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민주주의에서 삼권분립을 통해 권력을 분산하고,牽制와 균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권력의 속성 때문이다.
봉건적 군주제 하에서는 士林(사림)과 諫官(간관),史官(사관) 등이 牽制 기능을 맡았다.
諫官과 史官이 오늘날의 언론에 해당된다면,士林은 오늘날의 지식인사회와 시민단체에 해당한다.
그런데 조선시대의 경우 諫官과 士林에게는 비교적 언로가 열려 있기는 하였으나,筆禍(필화)로 인해 滅門之禍(멸문지화)를 당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았다.
당연히 권력의 잘못을 비판하는 상소를 올리는 것은 목숨을 건 비장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諫官이나 士林의 직언과 상소가 권력을 牽制하고 잘못을 시정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결국은 파당의 이익과 득세를 위한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조선조의 당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았던 것 역시 권력을 牽制해야 할 자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이익과 득세를 위해 권력과 결탁했기 때문이다.
지식인 사회에서 御用(어용)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지식인과 시민단체가 권력과 결탁하게 되면 그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기 마련이고,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巧言詐術(교언사술)과 편견으로 이념화된 권력은 그들에게 권력을 부여한 집단과 상대방을 철저하게 파멸시키는 일종의 재앙이기 때문이다.
牽의 玄은 絃과 통하여,팽팽하게 당겨진 줄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소나 양 같은 犧牲(희생)을 끌고 가는 밧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도살장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뒷걸음치는 소를 억지로 끌고 가듯,무엇을 억지로 끌어당기는 것이 곧 牽이다.
牽强附會(견강부회)나 牽引(견인)의 牽이 그러하다.
그렇게 끌려가는 동물들을 牽이라고도 하며,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하고 있는 牽牛(견우)와 織女(직녀)의 경우에는 별 이름을 가리킨다.
制의 篆文(전문)을 보면,나뭇가지를 칼로 치려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불필요한 가지들을 쳐내어 의도한 바대로 자라도록 하려는 것이 制의 본래 의미라는 뜻이다.
그런 식으로 무엇을 억압하고 바로잡으며 부리는 것이 모두 制이다.
牽制 强制(강제) 制壓(제압)의 制가 그러하다.
이 밖에 법이나 규칙처럼 구성원의 언행과 일상을 규제하는 것도 制이니,制度(제도)나 制令(제령)의 制가 그 예이다.
<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